올해 첫 추경 체육예산 전액 삭감에 체육인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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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추경 체육예산 전액 삭감에 체육인들 뿔났다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3.05.26 10:42
  • 호수 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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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체육회·종목단체-남해군의회 간담회 가져
체육인, 행정의 긴축재정 공감, 지난해 수준 예산 요청
의원, 예산 절감은 의원 의무 … 상호 소통부재로 일어난 일

 남해군의회(의장 임태식)가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체육 관련 예산 중 추가로 올린 증액분을 전액 삭감하자 남해군체육인들이 의원들을 만나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일 남해군체육회(회장 강경삼) 임원들과 종목단체 회장 등 관계자들이 남해군의회 임시청사를 찾아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추경에서 삭감된 금액은 △경상남도지사기 태권도대회 5천만원 중 1천만원 △체육 종목단체 육성 지원 1억2천만원 중 2200만원 △경남도민체육대회 참가지원 2억4900만원 중 3600만원 △경남생활체육대축전 참가지원 1억7415만원 중 2565만원이다. 당초 본예산에 반영된 것 외에 이번 추경에서 증액한 9365만원이 모두 삭감된 것이다.
 남해군체육인들은 추경예산 삭감으로 인해 당장 다음달 열리는 경남도민체육대회 참가와 7월 예정된 경남도지사기 태권도대회 유치가 불투명해졌으며, 4개 종목 신규대회 개최와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체육인들은 행정의 긴축재정에 호응해 지난해 수준의 예산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필수 예산마저 삭감하는 등 체육계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에 분통을 터트렸다.

남해군 체육인들이 지난 19일 남해군의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남해군 체육인들이 지난 19일 남해군의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예산 절감은 의원 의무"
 먼저 발언권을 얻은 정영란 군의회 부의장이 의견을 제시했다. 정영란 부의장은 "체육인들의 방문 소식에 2021년, 2022년 예산서를 모두 챙겨 봤다"며 "2021년에는 본예산에 그해 필요한 모든 예산을 실었던데 왜 올해는 본예산에 모든 금액을 싣지 않았나"라고 질의했고 "추경으로 더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본예산에 모든 금액을 실어서 예산을 제출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민체육대회의 경우 지난해에도 똑같이 본예산 2억1300만원에 추경으로 3600만원을 더해 승인받았는데 서류를 검토해보니 잔액으로 4446만원이 남았다. 이는 곧 예산이 남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긴축재정 중이라 주민숙원사업을 비롯해 모든 예산이 삭감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모 체육인이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정 부의장은 "발언권을 얻어 발언하라"고 말했다.

"의회의 체육계 이해 부족 유감"
 정 부의장 발언에 이어 박도영 남해군체육회 상임부회장이 발언권을 얻었다. 박도영 상임부회장은 "정 부의장의 발언 중 맞지 않는 게 있다"고 말문을 열어 "체육회는 경남도민체전 지원금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금액을 본예산에 실었다"며 "긴축재정에 따른 집행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본예산을 줄이고 최소 필요한 금액은 추경을 통해 승인 받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박 상임부회장은 "정 부의장께서 지난해 도민체전에서 4천만원 정도 남지 않았냐고 하는데 이는 남은 게 아니다"라며 "성적에 따라 예산이 남을 수도 있고, 반대로 모자란 경우도 있다. 의원들이 체육계의 생리를 모르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정영란 부의장은 "본예산에 이미 쓸 만큼 예산을 다 올려놓고 어려운 시기에 추경을 또 올려 난감했다"며 "예산을 올리기 전에 미리 임원들이 의회에 와서 형편을 설명했으면 오해가 없었을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상호 소통부재로 일어난 일
 이어 발언권을 얻은 군의원들과 체육인들이 의견을 제시했다. 지면 관계 상 의원들의 발언을 요약하자면, `체육계를 완벽하게는 이해하지 못한 면이 있으나 의원으로서 의무를 다했다. 이번 일은 상호 소통부재로 인해 생긴 일이니 더 이상 다투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였다. 이러한 의견에 체육인들도 대체로 출구전략을 찾자는 쪽으로 간담회의 초점을 맞췄다.
 회의 말미 강경삼 회장은 "체육회가 의회를 찾아왔어야 한다고 말씀하지만, 의회가 먼저 다가와 주면 안 되는 것인가"라며 "저도, 의원도 임기를 마치면 다 군민으로 돌아간다. 의회가 혹시나 권위주의와 타성에 젖어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하고 "의원들의 세심한 배려와 분별력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임태식 의장은 "이 자리는 서로를 위해 한 발 더 나가는 계기일 수 있다. 의회는 군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도 하대할 수 없다"며 "주어진 권한 내에서 남해군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계속된 논의 결과, 남해군체육회와 남해군 문화체육과가 체육인들에게 필요한 방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하면, 의원들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간담회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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