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책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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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책이 주인공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6.08 15:36
  • 호수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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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생이 시작됨과 동시에 철저하게 자신의 안위만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움직임 하나하나 생존을 위한 이기적 선택을 하지만 간혹 새끼나 동족의 위기 상황에는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많은 동식물이 약육강식의 논리로 살아가지만, 사람만은 그렇게 살아갈 수 없다. 
 남들이 보기에 가치가 있는 일을 하든 없는 일을 하든 간에 사회가 원하는 기본은 지켜야만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다. 서로 의견이 대립 되는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자기의 소신과 주장을 펼칠 수 있으며 노력 여하에 따라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내어 한층 나은 환경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처럼 삶의 주인공이 되어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지만 특정한 직책을 맡는 순간은 자신의 의지와 선택보다는 해당 조직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아무리 잘생기고 돈이 많은 배우여도 출연하는 영화에 거지 역할을 맡았다면 촬영 순간만은 거지 여야하고 평소 삶이 정의롭지 못해도 맡은 배역이 선한 역이라면 충실하게 소화해내어야 한다. 촬영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왕자처럼 살아도 상관없겠지만 영화 속에서 만큼은 약속대로 거지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 
 일반인이 이처럼 배역을 맡은 일은 없겠지만 직장 내에서나 사회·봉사단체에서 직책을 부여받고 수락한다면 꼭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같다고 생각한다. 단체장을 맡는 순간 주인공처럼 역할을 해야 하고 사무나 재무를 맡는 순간은 중요 조연으로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주인공보다 감칠맛 나는 조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이 사회단체가 직면한 현실이다. 역할극에서 주인공보다 뛰어날 수 있는 건 주인공의 역할을 뺏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배역에 충실한 방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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