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川 빈종수
그늘진 뒷들에
달개비 꽃피면
마주보며 고별 나누고
무딘 한낮
영롱한 햇살에 놀던
맑은 영혼
보랏빛에 취해 잠이 들었다
덕지덕지 붙은
슬픈 과거 털어내고
천둥치던 먹구름
저녁내 장대비를 내렸다
젖은 땅 거친 숨소리 일고
임 떠난 빈자리
옷깃 적시며
우렁각시가 된 꽃이여
모진 세월 뒤에
찾는 행복에도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 맺힌다
저작권자 © 남해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