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 화폐 가맹 일부 업체 등록 취소 예고
이달 30일부터 하나로마트 등에서 화전 사용 못해
지침따라 `화전` 사용처 개편
이달 말부터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이하 지역화폐) 사용처 개편 지침`에 따라 남해에서도 이달 30일부터 군내 전체 2294개의 가맹점 가운데 97개소의 가맹점 등록이 취소될 예정이다.
남해군은 오는 30일(금)부터 `화전` 화폐 사용처 개편 계획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화전` 사용처 개편은 지난 2월 행정안전부의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사업 종합지침`에 따른 것이다. 이 지침에는 △연 매출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가맹점은 지역화폐 가맹점의 등록을 취소한다는 내용과 △1인당 지역화폐 구매한도와 보유한도 축소 △지역화폐 할인율 상한의 조정 등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군이 시행을 예고한 사용처 개편계획은 `연 매출액 30억원 초과` 기준에 따라 일부 가맹점의 등록이 취소된다는 내용이다. 정책발행상품권(농어민수당 등 특정목적을 위해 할인율 없이 지급되는 상품권)과 로컬푸드직매장(농민직영), 비영리·공익 성격의 플랫폼 사업장은 적용을 예외다.
해당 가맹점들에 이미 지난 8일 안내공문이 발송됐으며 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의견을 접수받고 있다. 의견제출을 통해 증빙자료가 소명되면 등록취소에서 제외될 수 있다.
매출기준은 소유주 단위
이번 사용처 개편 계획에 따라 `연 매출액 30억원 초과`에 해당해 시행일인 이달 30일부터 등록이 취소되는 대표적인 화전화폐 가맹점은 농협의 각 가맹점들이다.
남해농협, 동남해농협, 새남해농협, 창선농협, 남해축협, 남해수협과 남해병원을 포함한 모두 24명 소유주 97개 업체의 화전 가맹점이 등록 취소된다.
농협의 경우 하나로마트 본점과 지점을 비롯해 주유소와 판매장 등이 모두 해당하며 가장 많은 가맹점이 취소되는 농협은 16개의 가맹점을 가진 새남해농협이다. 이는 정부의 사용처 개편 지침에 매출액 판단의 기준이 `소유주` 단위로 돼 있기 때문이다.
등록 취소되는 업체 분석
군 경제과의 분석에 의하면 2022년 6월 기준으로 2천여 개 군내 가맹점 가운데 매출액 30억원을 초과하는 업체는 97개소이며 이는 전체 가맹점의 4.2%에 해당한다고 한다. 업종별로 보면 대형종합소매업(농수축협 마트 등)에 해당하는 업체가 37개로 가장 많으며 소화물전문운송업(CU, GS 등 편의점 택배)에 해당하는 업체 수가 29개로 다음을 이었다.
올해 화전화폐는 지난해 대비 20% 줄어든 20억원의 예산 가운데 국비가 8억 6천만원, 군비는 10억여원이 책정됐다. 이번 지침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국비 8억 6천만원은 회수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채현 경제과 과장은 "남해는 이 지침의 시행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면 단위 사용자 분들의 편의를 위해 시행을 최대한 미루며 추이를 지켜봐 왔으나 지난달 31일 행안부의 강력한 이행권고를 받고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사용처 개편계획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내 10개 군부 가운데 함양군, 의령군 등 6개 군이 이미 시행에 들어갔고 남해군과 하동군 등 일부 시행을 미뤄 온 군들도 곧 시행 예정이다.
지역화폐, 어떻게 되는걸까
지역화폐 사용처 개편계획의 근거로 행안부는 △정책취지가 영세·중소상공인 지원에 있다 △상당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시혜적 제도이다 △가맹점 등록 취소로 인한 사업자의 손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고 한다. 더불어 행안부는 지난 6일, 발표를 통해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을 제외한 내년도(2024년) 예산요구안을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지역화폐는 국비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코로나19 시기 골목상권에 도움이 됐던 화전화폐 등 지역화폐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