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아프리카 유일의 참전국 에티오피아를 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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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아프리카 유일의 참전국 에티오피아를 기리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3.07.03 15:45
  • 호수 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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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유공자들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 시작은 흔적을 이어가는 진심으로부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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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외관 에티오피아 건물양식 착안해 돔형 적용
춘천 유원지 인근에 위치, 도심지 내 접근성 높아 인기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현충일(6월 6일), 6·25전쟁(6월 25일), 제2연평해전(6월 29일) 등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달이다. 1950년 6월 25일,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10·20대 초반의 청춘들은 전쟁터로 향했고 생존해 있는 이들은 평균 92세 나이로 인생 황혼기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1955년~1975년까지 베트남 민주공화국과 베트남 공화국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 즉 월남전(越南戰)에 참전해 베트남으로 파병을 갔던 국군 청년들은 평균 7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으며 노년기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남해군에서는 2020년 6·25&월남전 참전유공자 흔적남기기 사업(이하 흔적남기기 사업)을 특수시책으로 시행해 6·25전쟁 참전유공자들과 월남전 참전유공자들이 실제 사용했던 물건, 기록이 될 만한 내용들을 수집했다.
수집된 물건들은 2022년 2월 역사적인 자료로 재탄생해 남해유배문학관 내 특별전시장에서 전시회를 빛내고 있다.
남해군은 이러한 흔적들로 특별전시장에서 임시 전시회가 아닌 전용전시장 건립을 위해 올해 7월부터 기본계획·타당성 용역을 착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렵게 모은 사료들이 길이 간직될 수 있도록 전용전시관은 반드시 필요하며,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기에 앞서 많은 군민들과 외지인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눈길을 끌 수 있고 의미를 깊게 새길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남해시대(발행인 이정원)는 2023년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대상사에 선정돼, 기획취재 지원사업을 지원받아 이번 호를 시작으로 총 10회기 동안 전국의 호국보훈 관련 시설을 사례로 `남해군 흔적남기기 전용전시관(가칭)`에 필요한 공간구성에 대한 보도를 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이다. <편집자 주>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과 인접한 `이디오피아 벳(집)` 외관이다.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과 인접한 `이디오피아 벳(집)` 외관이다.

 "6·25의 또 다른 영웅, 에티오피아 참전 군인들에게 한국인들의 감사를 담은 공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이하 에티오피아기념관)을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는 인사말이자 소개하는 문구이다. 
 에티오피아기념관은 6·25전쟁 중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파병(6천여명)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공로를 알리고 넋을 기리기 위해 춘천시와 에티오피아가 2004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후 춘천시민의 뜻을 모아 건립되기 시작해 2007년 3월 6일 개관했다. 건물은 530m²(160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당시 사업비 11억원이 투입됐다. 

2층 내부 에티오피아 전통 생활상을 모형으로 보여주고 돔 형태의 지붕 내부에 벽화를 그려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인테리어에도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2층 내부 에티오피아 전통 생활상을 모형으로 보여주고 돔 형태의 지붕 내부에 벽화를 그려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인테리어에도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1층에는 에티오피아의 6·25전쟁 참전사실을 소개하는 전시실과 2층에는 아프리카 전통공예품 전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건축물 외부 모습은 돔 형태로 에티오피아 현지 건물양식을 착안해 이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2011년에는 에티오피아기념관이 위치한 도로명이 `이디오피아길`로 개명됐다. 당시에는 에티오피아를 이디오피아로 표기했었는데, 이는 고유명사로 굳어진 이유로 지금도 공지천 인근 에티오피아와 관련된 기록물이나 건축물은 모두 이디오피아로 표기하고 있다. 
 아울러, 에티오피아를 상징하는 사자상을 형상화한 높이 16m로 구성된 에티오피아참전 기념탑은 에티오피아기념관 길 건너에 설치돼 있다. 기념탑은 1968년 3월 착공해 2개월 뒤인 1968년 5월, 에티오피아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방한에 맞춰 완공됐다.

1층 내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기린 전시 공간 중 일부 모습이다.
1층 내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기린 전시 공간 중 일부 모습이다.

확실한 디자인, 공간 활용도 높아
원두 생산국 커피 애호가까지 

 먼저, 에티오피아기념관은 춘천시 유원지로도 유명한 공지천에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높다. 특히 건물의 외부는 에티오피아 건물양식을 따랐기 때문에 누구라도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모습을 띠고 있다. 

 160평 정도로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1층에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관련된 내용을 전시하고 있고, 2층에는 에티오피아 전통양식과 주력 상품인 커피 등 관련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을 밖에서 바라봤을 때 모습이다.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을 밖에서 바라봤을 때 모습이다.

 건물로써는 원형이나 곡선 형태는 공간 효율이 떨어지기 쉬워 이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춘천시청이라는 공공기관에서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나 그들의 가족은 물론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사람이라면 한 번쯤을 가고 싶게끔 구성했다. 
 뿐만 아니라 에티오피아기념관은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학생들의 그림 공모전 시상식과 전시회, 플리마켓 등 에티오피아 페스티벌을 1박 2일에 거쳐서 열고 있다. 
 또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 생산국인 만큼, 에티오피아기념관 앞에는 에티오피아 커피 전문점 `이디오피아집`도 위치해 있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하일레 슬라세 1세 에티오피아 황제가 `이디오피아 벳(집)`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황실 원두까지 보내준 특별한 공간으로써 커피 애호가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장소로 손꼽힌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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