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로움이 넘치는 곳, 여여담에서 즐기는 치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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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로움이 넘치는 곳, 여여담에서 즐기는 치유의 시간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3.07.14 12:27
  • 호수 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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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다녀왔습니다 │ 자연친화적 감성숙소 여여담 한상원 대표

과로와 음주, 끊임없이 울려대는 스마트 폰, TV...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피로와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 눈을 감고 머릿 속으로 고즈넉한 사찰을 걷는 내 모습을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진정된다. 지난 7일 방문한 `여여담`은 머릿 속으로만 그리던 마음의 쉼터처럼 느껴졌다. 여여담의 대표 한상원 씨를 만나 남해로 오게 된 이야기와 여여담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프론트가 있는 본관. 바다를 보며 웰컴 티를 즐길 수 있다.
프론트가 있는 본관. 바다를 보며 웰컴 티를 즐길 수 있다.

쉴 땐 그냥 좀 쉬자
 설천면 진목리에 위치한 `여여담`은 바다를 바라보는 감성적인 숙소이다. 숙소는 `여유` 테마의 객실 다섯 개와 `비움` 테마의 객실 네 개로 나뉘었다. 하지만 어느 객실에서 보든 소나무 너머로 강진만이 바라다 보인다. 방문한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려, 통유리에 흘러내리는 빗물 뒤로 펼쳐진 바다도 묘한 운치가 있었다. 거실 너머엔 풀빌라답게 개별 수영장 또는 노천탕도 준비되어 있었다. 다도실과 명상실이 갖춰진 방도 있었다. 아직은 준비 중이지만 향후 본관 2층의 테라스에서 요가 레슨도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여여담 한상원 대표.
여여담 한상원 대표.

 여여(如如)는 불교에서 마음이 고요하고 변함없어 흔들지지 않는 상태,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을 말한다고 한다. 여여담은 그 여여(如如)와 우리 말 `담`이 만난 합성어다. 
 과연 객실에는 TV도 두지 않았고 냉장고와 전자렌지 외엔 취사시설도 없었다. 쉴 때조차 `뭔가를 열심히 즐겨야 하지 않을까`하는 강박을 내려놓고 단순하고 간결한 가운데 온전히 마음을 쉬어 가기 좋아 보였다.

위에서 내려다 본 여여담. 모든 객실이 바다를 향하고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여여담. 모든 객실이 바다를 향하고 있다.
노송 한 그루를 베지 않아 건물의 일부가 됐다.
노송 한 그루를 베지 않아 건물의 일부가 됐다.

자연과 함께 여여롭게
 한상원 대표는 지을 때부터 환경을 해치지 않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여여롭게 여여담 안팍에 두려고 했다고 한다. 조식을 담은 박스 등 용기들은 모두 다회용이었고 객실에서 사용하는 슬리퍼도 빨아서 다시 쓰는 제품을 선택했다. 여여담이 들어서면서 그 자리를 차지했던 소나무 목재들은 여여담의 울타리가 되고 테이블이 됐다. 공사 중 나온 부자재들도 알뜰살뜰 현판이며 룸 키, 열쇠고리, 책갈피가 됐다. 자연에 가까운 숙소를 지향한다는 한상원 대표와 운영진의 뜻이 담겼다.
 
엄마의 선택은 옳았다
 휴가 차 들렀다 한눈에 반해 결국은 남해로 귀촌한 어머니 김보경 씨가 두 아들을 남해로 이끌었다고 한다. 현재 여여담의 대표는 한상원 씨이지만 부산에서 남면으로 귀촌해 십수년 째인 어머니 김보경 씨를 따라 뒤늦게 남해로 들어온 형 한승완, 동생 한상원 두 형제가 여여담의 철학을 같이 만들고 같이 운영한다. 형 한승완 씨는 머슬마니아대회에 입상한 경력이 있는 퍼스널 트레이너이기도 해, 앞으로 교정 스트레칭과 운동 프로그램을 맡을 계획이다. 여여담의 공식적인 대표인 동생 한상원 씨는 요가·명상으로 지친 삶을 회복하려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생각을 흐트러뜨릴 것들을 배제한 객실에서 간결함이 묻어난다.
생각을 흐트러뜨릴 것들을 배제한 객실에서 간결함이 묻어난다.

 한 대표는 "몸도 마음도 탈진한 상태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남해로 들어와 힐링할 수 있었다. 나처럼 지친 도시인이 쉼에만 집중해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여담은 남해의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품는다는 철학을 앞으로도 지켜갈 것"이라며 "여여담이 마음을 치유하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어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마을사람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겠지만 남해를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다는 한 대표. 여여담 담장 안에는 여여로움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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