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분단의 아픔을 입체적·직관적으로 보여주다
상태바
6·25전쟁 분단의 아픔을 입체적·직관적으로 보여주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3.07.14 15:50
  • 호수 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0년대 호국보훈 필수 관람시설로 피어나
6·25전쟁 당시 물품 배치, 엄숙한 분위기 조성
---------------------------------------------------
기획취재 │ 참전유공자들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 시작은 흔적을 이어가는 진심으로부터 ③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이 말은 강원도 인제군·원통리 인근에서 군생활을 하던 군인들의 푸념을 담은 노랫가락으로 힘든 군 생활을 상징한다. 그래도, <`양구`보다는 낫겠지. `양구` 보면서 살지>라는 말이 있는 걸 보면 그 힘든 군 생활도 양구에서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을 의미한다. 6·25전쟁 중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전투들이 강원도 양구군에서 발생했다. 현재도 대한민국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인 만큼 전쟁의 향기와 흔적들이 선명한 이곳에 소재한 `양구전쟁기념관`은 빼놓을 수 없는 다크투어리즘의 대표적인 코스다. <편집자 주>

양구전쟁기념관 입구에서 마주할 수 있는 9개 전투 상징탑과 미사일 모습이다.
양구전쟁기념관 입구에서 마주할 수 있는 9개 전투 상징탑과 미사일 모습이다.

양구전쟁기념관 개요
 양구전쟁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격전을 벌였던 양구군 지역의 9개 전투인 △도솔산 △피의능선 △펀치볼 △백석산 △가칠봉 △대우산 △크리스마스고지 △949고지 △단장의 능선 전쟁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2000년 6월 20일 개관한 양구전쟁기념관은 사업비 15억2천만원을 들여 착공했으며 규모는 부지 3491㎡(1056평), 건물 413㎡(125평), 전시면적 334㎡(101평)로 조성돼 있다. 
 6·25전쟁 시작부터 휴전협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와 도솔산전투 모형관, 무기전시관, 참전용사 개인유품 전시관, 영상실, 정보검색실 등이 들어서 있다. 

외부공간에 설치된 병사모형, 수첩인지 사진인지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외부공간에 설치된 병사모형, 수첩인지 사진인지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외부공간
 우선 양구전쟁기념관 외부에는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무기들과 9개 전투를 상징하는 상징탑 등이 세워져 있다. 현 시대와 동떨어져 보이는 무기와 조형물들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있었던 전쟁을 생각하며 바라보게 되는 공간이다. 
 외부 조형물들과 건물의 모습은 전쟁 당시의 무기들과 지뢰 표지, 병사들의 모습, 삭막해보이는 모습이 전쟁의 황량함을 보여주고 있다. 

유리 바닥 속 수많은 탄피가 6·25전쟁을 떠오르게 만든다.
유리 바닥 속 수많은 탄피가 6·25전쟁을 떠오르게 만든다.

내부공간
 내부공간은 평범한 글과 전시돼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물품 전시 감상과 함께 함께 총소리도 들어볼 수 있으며 전쟁관련 영상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생생한 역사를 배울 수 있다.
 특히 무념의장, 환영의장, 만남의장, 이해의장, 체험의장, 확인의장, 추념의장, 옥상, 사색의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시시설로는 전투장면 디오라마, 동영상, 슬라이드영상이 조화를 이루는 3방향 멀티영상실과 미라클 영상시스템이 있다.
2000년대 영광 되찾아야
 양구전쟁기념관은 2000년에 개관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6·25전쟁과 양구 지역에서 발생한 전투들을 상세하고 공감각적으로 다루고 있고, 다크투어리즘을 직관적으로 와 닿도록 각종 무기와 전쟁 관련 실물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와 길목에 위치한 총탄흔적, 병사모형은 현재와 과거 사이에 있을 법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내부공간의 출구 쪽에 위치한 철모들이 매달려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오른쪽 벽면에는 6·25전쟁 참가자 명단들이 새겨져 있다.
내부공간의 출구 쪽에 위치한 철모들이 매달려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오른쪽 벽면에는 6·25전쟁 참가자 명단들이 새겨져 있다.
내부공간에 들어섰을 때, 사진과 글귀를 네모반듯한 게 아닌 입체적인 모형으로 전시한 모습이다.
내부공간에 들어섰을 때, 사진과 글귀를 네모반듯한 게 아닌 입체적인 모형으로 전시한 모습이다.
9개 전투를 설명한 공간으로서 소총과 철모 등이 전시돼 있다.
9개 전투를 설명한 공간으로서 소총과 철모 등이 전시돼 있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어둡지만 시각적인 부문에서는 입체적이고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관람 순서를 조성해 놨다.
 양구전쟁기념관은 개관 당시부터 10년 넘게 호국보훈, 안보시설, 관광시설로써 각광받아 많은 관광객과 군인들이 방문해왔다. 또한, 양구 내 각종 호국보훈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모든 공간시설의 문제점이자 중요한 점인 `관리`, `홍보` 부분은 단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누리집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고 실내외 안내하는 인력이 없으며, 방치된 상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과거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극대화하더라도 이를 활용한 홍보나 마케팅은 행해지고 있지 않다. 
 훌륭한 콘텐츠를 갖고 있고 공간까지 조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해 멀어지는 양구전쟁기념관. 다시 한 번 영광을 찾아 많은 방문객의 입소문을 타기를 기대해 본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