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방·공구대여·집수리 교육 등 도시재생사업 적극 추진
상태바
빨래방·공구대여·집수리 교육 등 도시재생사업 적극 추진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7.21 12:26
  • 호수 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을탐구생활 12 | 남해읍 아산리 봉전마을

남해시대는 남해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마을탐구생활`을 연재하고 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자원조사와 각종 마을지원 활동을 통해 축적한 자료를 제공하고 남해시대와 함께 마을주민들을 찾아 취재를 진행해왔다. 남해군에는 221개의 마을이 있다. 남해시대는 마을을 지키고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남해지역 역사를 기록하고 마을공동체 발전을 돕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12번째 마을로 남해읍 아산리 봉정마을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주민복지를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봉전마을 사람들.
주민복지를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봉전마을 사람들.

 남해읍 아산리 봉전마을(이장 이도기)은 주민이 도시재생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문제를 직접 해결함으로써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 1일 개소식을 가진 `봉전빨래방`은 주민들의 이러한 노력이 성과로 가시화된 사례다. 
 이도기 이장은 "봉전지구 도시재생 예비사업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했는데 그때 우리 주민들이 16주 동안 교육을 받고 계획안을 마련한 게 `봉전우물터`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봉전마을은 2021년 24명의 마을주민이 봉전마을 도시재생사업 운영위원회(위원장 박재명, 현재는 22명)를 구성했다. 운영위원들은 도시재생대학 등 주민 역량강화교육에 참여하고 주도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예비사업에 선정돼 2억 4100만 원의 사업비로 공동체 회복을 위한 이부자리 나눔터, 집수리 사업, 마을미디어 운영을 핵심으로 하는 봉전우물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현재 마을관리 분과, 콘텐츠분과, 여성분과로 나뉘어 있으며 분과별로 7~8명의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향후 마을협동조합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1일 개소한 봉전빨래방과 생활공구대여소가 자리하고 있는 봉전보물창고.
지난달 1일 개소한 봉전빨래방과 생활공구대여소가 자리하고 있는 봉전보물창고.

마을기업 목표로 공익사업 전개
 봉전우물터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봉전빨래방은 공용세탁기와 건조기를 마련하고 무인 셀프 시설로 운영하는 공용 빨래방이다. 현재는 세탁기 두 대, 운동화 세탁기 한 대, 건조기 두 대가 비치돼 있다. 이도기 이장은 "빨래방이 공익사업이다 보니 건물과 시설 모두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았어요. 우리는 운영만 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무인 빨래방 사업(1단계)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세탁물 방문수거, 세탁, 건조, 배달로 이뤄지는 원스톱 세탁 대행 서비스를 해주는 마을기업(2단계)을 추진할 계획이다. 빨래방 수익금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에게 의류와 이불 등을 세탁해주는 생활지원 서비스 사업(3단계) 비용과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 같은 마을공동체 활성화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무료세탁 서비스도 실시한다. 
 빨래방 오른쪽 공간에는 주민들에게 생활공구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공구대여소가 열려 있다. 이 공간에는 생활공구와 전문공구 29종이 비치돼 있다. "생활에 필요하지만 자주 쓰지는 않는 공구와 집수리에 필요한 전문 공구들이 주민을 기다리고 있으니 많이 이용해주세요." 봉전도시재생사업 운영위원회 김홍표 마을관리분과 위원장의 말이다. 이 공구대여소와 빨래방을 합한 것이 `봉전보물창고`다. 주민들의 보물창고답게 과연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이 빼곡하다. 
 이에 발맞춰 봉전마을 도시재생 예비사업으로 진행된 `집수리 아카데미`를 얼마 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집수리 아카데미`는 마을의 노후화된 주택을 주민이 직접 고치고 개선할 수 있도록 개설된 교육 과정이다. 봉전마을 주민 20여 명을 대상으로 기초 공구 사용법부터 도배, 욕실, 전기배선 등 다양한 교육이 이뤄졌다. 이도기 이장은 "집수리에 소질이 있거나 희망하는 주민 2~3명으로 간단한 집수리를 해주는 집수리단을 구성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공동소득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주민참여 프로젝트로 마을 미디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홍표 위원장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마을 소식지를 만들어 도시재생사업을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후속으로 마을미디어 운영 교육을 통해 주민들을 마을 기자단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얼마 전에는 SNS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편집 프로그램 교육을 진행했다고 한다. 

무인 셀프 방식으로 운영하는 봉전빨래방 실내 모습.
무인 셀프 방식으로 운영하는 봉전빨래방 실내 모습.
무인 셀프 방식으로 운영하는 봉전빨래방 실내 모습.
무인 셀프 방식으로 운영하는 봉전빨래방 실내 모습.

도시재생 본사업 도전 의지
 의욕을 갖고 추진하는 이 사업이 마냥 장밋빛인 건 아니다. 392세대, 주민 수 910명으로 남해에서 4번째로 큰 마을이지만, 실제 빨래방 서비스를 이용할 주민이 많지 않아 수익금이 당초 예상 액수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이도기 이장이 직접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빨래방 문을 열고 관리하지만 홍보가 덜 되어선지 찾는 이는 많지 않다고. 집집마다 세탁기는 웬만큼 다 갖춘 실정이라 무료세탁 서비스를 찾는 주민이 별로 없다. "개인 사업이 아닌 공익사업인 만큼 그 취지를 널리 알리고 또 그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지요. 그러면 경영도 개선될 거라 봅니다." 이도기 이장의 말이다.
 도시재생 본사업 선정 조건이 대폭 바뀌어 예비사업 선정에 따른 이점이 사라진 점도 부담이다. "그동안 해온 도시재생 예비사업으로 주민 참여의지와 역량 등으로 평가받으려 했는데 우리가 신청하려 했던 주거지원형 사업이 없어져서 원점에서 다시 뛰어야 할 상황이에요. 그래도 올 9월까지 준비해서 지역특화사업으로 본사업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본사업 신청 내용으로는 고령의 독거어르신이나 주민이 함께 모여 밥 먹고 생활하면서 서로 돌볼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 운영한다는 것으로 현재 아이디어와 의견을 모으고 있다.
 봉전마을은 1994년 백혈병에 걸린 주민을 도우려고 마을 사람들이 메구를 쳐서 성금을 마련했다는 예전 미담에서도 알 수 있듯, 봉전 주민들은 수익사업보다는 서로를 돕고 돌보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봉전마을은 도시재생사업도 그 흔한 수익사업보다는 사회공헌과 주민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봉전마을의 남다른 도시재생사업에 응원을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수연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