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에 정비공 시작
남면 오리마을 출신인 양길홍 대표는 중학교를 마치자마자 자동차 관련 일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친척이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 관련 업체에 취직을 시켰기 때문이다. 배운 게 없어 거부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1978년 양 대표의 자동차 정비 인연을 그렇게 시작됐다.
군대도 육군 수송대 정비병으로 다녀왔다. 제대 후에도 계속 `남도밧데리`에서 기술을 익혔다. 그리고 1989년 2월 독립을 했다. 양길홍 이름을 건 `유림밧데리`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는 자동차 정비사업이 활황기였다. 듬직한 데다가 경력까지 달았으니 그를 믿고 찾는 고객들이 줄을 섰다. 사업확장이 필요해 1998년 지금의 유림동 남도주유소 옆 100평이 넘는 터에 새 사업장을 냈다. 지금은 홀로 정비를 하지만 한때는 직원을 일곱 명까지 거느렸다. 그렇게 45년 외길을 달려왔다.
`한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느냐`를 알고 싶다면 손을 보면 안다.
굳은살이 배길 대로 배겨 딱딱해져 버린 손을 잡노라면
왠지 모를 미안함과 고마움이 손끝에서 마음속으로 전해진다.
남해읍 유림카포스 양길홍 대표의 손이 그렇다.
뭉툭한 손 군데군데 무엇인가에 찍힌 흔적들이 보인다.
손가락 관절은 뒤틀려 있다.
반평생 가까이 자동차 정비사로 살아온 슬픈 훈장이다.
군민들에게 고마울 뿐
45년 외길 인생을 살아온 양 대표는 지금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못 배운 자신의 한을 풀고자 자식 네 명 뒷바라지를 위해 악착같이 일해 모두 반듯하게 키운 데다 체력과 변해가는 자동차 정비기술의 한계를 느끼면서 더 일하는 것이 벅차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게 일도 돕고 세차장도 운영하며 같이 고생한 아내에게 좀 더 여유있는 삶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도 은퇴를 결심하는데 한 몫 했다. 양 대표는 2~3년 새 고향 마을인 오리에 새 둥지를 틀고 인생 2막을 시작할 예정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소회를 물으니 양 대표는 "45년 동안 욕심내지 않고 양심적으로 일했다. 그 덕에 욕 안 먹고 살아온 것 같다"며 "따지고 보면 군민들의 은혜를 입어 현재까지 올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군민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