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야 한다` 입양에 진심,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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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야 한다` 입양에 진심,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3.07.28 00:00
  • 호수 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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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애견인 1천만 시대, 관광남해에 필요한 것은? ③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더불어 유기동물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유기동물의 증가는 안전 상 위험, 학대, 관리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반려견을 비롯한 반려동물들과 주민이 모두 행복한 관광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타 시·군의 사례를 살펴 보고자 총 5회의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6월 15일 방문한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가 어떻게 높은 입양률을 유지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전경. 사진제공: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전경. 사진제공: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경북 경주시 천북면에 소재한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는 21여억원이 투입된 연면적 882㎡, 지상 2층 규모의 유기동물 보호센터다. 경북에서는 최초로 국가균형발전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21년 11월에 준공했다고 한다.
 이곳은 동물보호법과 경주시의 조례에 의거해 경주시의 반려동물 구조와 보호, 유기동물의 입양 업무를 맡고 있다. 이밖에도 펫티켓 교육, 페스티벌, 입양치료비 지원과 같은 사업을 통해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덕분에 이곳은 전국적으로도 유기동물의 입양률이 높아 노하우를 문의하거나 견학하는 지자체가 많다. 

구조된 동물은 검사를 통해 질병 보유여부를 확인한다.
구조된 동물은 검사를 통해 질병 보유여부를 확인한다.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정보제공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는 개소 이후 2천여건이 넘는 보호동물을 등록했다. 등록된 동물들은 가능한 깨끗한 상태의 큼직한 사진이 2장 이상 반드시 포함돼 있고 품종과 털색, 중성화 여부와 발견장소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간략하지만 모든 보호동물에 대해 특징 또한 잘 기록해뒀다. 기본적인 정보가 미리 정해둔 형식에 맡게 빠짐없이 제공되고 있어 입양을 원하는 사람, 유실동물을 찾으려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순하고 얌전해요, 말랐어요`, `사람에게 경계심 적음`, `발견 시 초록색 목줄 있었음`과 같은 식이다.

어린 반려견과 반려묘는 성견과 분리된 공간에 보호된다.
어린 반려견과 반려묘는 성견과 분리된 공간에 보호된다.

보호기간 경과해도 보호계속
 동물보호법 상 동물보호소의 보호기간은 10일이지만 대체로 민간 동물보호소는 이 기간을 넘겨 보호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를 경과하면 안락사를 시행한다. 10일은 법률 상 보호해야 하는 기간이지만 이를 경과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지자체의 지원 여부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열악한 재정과 시설로 운영하다 보니 이 기간을 넘겨가며 유기동물을 보호하기는 힘들다. 그 과정에서 비위생적, 비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자체의 동물보호소 직영 운영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는 경주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며, 10일의 보호기간을 넘겨서라도 가능한 동물이 원래 주인을 찾거나 입양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이곳의 입양률은 42%로 전국 평균 27%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보호동물, `입양하기 좋은 성격, 순하고 사람 좋아해요`란 설명이 붙었다.
보호동물, `입양하기 좋은 성격, 순하고 사람 좋아해요`란 설명이 붙었다.

입양은 선택이지만 책임따라
 센터를 통해 입양을 원한다고 해서 조건없이 입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희망자는 반드시 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받고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고,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을 때는 입양 전 사전교육과 설문조사 참여 여부로 최종 입양자를 선정한다. 입양 받은 사람은 입양후기나 사진을 센터로 보내도록 했다. 그럼에도 센터의 입양 게시판에는 입양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의 사연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잘 정리된 입양 게시판을 보고 경주시가 아닌 타지역에서 입양 문의를 하기도 한다.
 센터를 운영하는 경주시 축산과 동물보호팀 김미경 센터장은 센터의 높은 입양률의 비결로 직원들의 진심을 꼽았다. 안락사 되지 않길 바라는 진심을 담아 보호동물을 관리하고 소개하기 때문에 다른 센터와 차별된다고 했다. 센터의 위생적인 시설과 안락한 환경, 진심이 보이는 보호동물 정보공개가 어우러졌기에 높은 입양률이란 결과를 낳을 수 있었을 것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지난해 본지 798호에서 31년만에 전면개정이 공포된 동물보호법에 대해 보도하고 소개한 적이 있다.
 개정된 법의 주요 요지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향상된 만큼 법률의 공백을 메꿔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으로, 결국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법률이다. 공포 후 1년이 지나 현재 시행이 되고 있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동물복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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