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속 소외된 납북피해자를 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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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속 소외된 납북피해자를 조명하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3.08.11 17:20
  • 호수 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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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와 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역사의 장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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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참전유공자들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 시작은 흔적을 이어가는 진심으로부터 ⑥

6·25전쟁으로 인해 남과 북이 총을 겨누며 정전을 협약을 맺은 지도 70년. 전쟁에 동원된 대한민국을 비롯해 UN 16개국 군인 18만명이 생명을 잃었고, 대한민국의 경우 99만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억울한 희생을 치러야만 했다.  
그 중 `납북피해자(이하 납북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다른 말로는 `6·25전쟁납북자`라고 표기한다. 납북자란, 북한이 6·25전쟁 중 정치적 목적으로 상당수의 각계각층의 지도급 인사(정치인, 학자, 종교인, 공무원 등)들을 비롯해 부역에 동원하고 인민군으로 충원하기 위해 남한에 거주하고 있던 군인을 제외한 납치한 대한민국 국민을 의미한다.
6·25전쟁과 관련해 다양한 행사와 기념식, 추모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납북자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 위해 통일부에서는 6·25전쟁 당시 납북자들과 그 가족들의 명예회복과 더불어 국민들과 함께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고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10808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53)`을 조성했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이들을 기리는 방법을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을 통해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입구 전경이다.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입구 전경이다.

 우리에게 임진각 혹은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이라는 말은 익숙하다. 이곳은 남한과 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최전방 지역 중 하나인 경기도 파주시를 대표하는 안보관광지이다.
 임진각의 정식 명칭은 임진각국민관광지인데, 군사분계선에서 7km 남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공동경비구역(JSA)인 판문점과는 다르게 복잡한 출입 승인허가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아 경기도 내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전시관 1층을 들어서면 납북자들과 그 가족들 등의 사진이 천장에 전시돼 있다.
전시관 1층을 들어서면 납북자들과 그 가족들 등의 사진이 천장에 전시돼 있다.

납북자들과 가족들의 넋을 기리다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이 설립되게 된 배경에는 `6·25전쟁납북피해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명예회복에관한법률 제11조 및 시행령 제15조(기념사업)`라는 법적 근거가 뒷받침됐다.
 법에 따라 기본계획 용역을 2013년 8월에 실시한 후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및 납북자 가족, 전문가 등 의견수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2015년 4월에 파주시 임진각 지역에 설립키로 부지를 확정했고, 2015년 12월부터 2016년 5월 기념관 설계를 완료하고 그 해 10월에 공사를 착공해 2017년 9월 20일에 준공했고 같은 해 11월 27일 개관식을 가졌다.
 정부는 전쟁발생 직후부터 1950년부터 1963년까지 납북자와 납치가족 등을 12차례에 걸쳐 납치자 명부를 작성했는데 현재까지 납북자는 총 9만5456명으로 집계됐다.

샌드아트 영상으로 납북자들의 아픔을 표현했다.
샌드아트 영상으로 납북자들의 아픔을 표현했다.

알찬 상설·기획전시
 기념관에는 부지 1만1155㎡(3374평)에 전시관·사무동 각 1개동과 함께 추모공원이 조성됐으며, 정부 예산은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총 181억원이 투입됐다.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은 전시 납북자들과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관련 납북 기록을 보존·전시하며 그 가족들을 위로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납북 피해 상황 등의 실물 자료 중심인 상설전시관과 납북자 가족들의 기증 유물 등을 전시한 특별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상설전시관은 제1공간 `납북의 배경과 원인`, 제2공간 `납북의 전개 과정과 납북자의 고통`, 제3공간 `귀환의 노력과 납북자 가족의 아픔`, 제4공간 `납북과 인권 그리고 통일을 위한 노력`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특별전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 전시회 모습이다.
올해 특별전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 전시회 모습이다.

 특별전시관에는 납북자 가족 148명이 기증한 유물 1039점과 복제한 유물 63점, 구입한 유물 31점 등 총 1133점이 전시되고 있다. △2018년에는 기증자 42명·유물 128점 △2019년에는 기증자 40명·유물 1708점 △2020년에는 기증자 56명·유물 172점 △2021년에는 기증자 21명·유물 164점 등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관람시간은 정기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2017년 12월 5일부터 국민들을 대상으로 기념관을 개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가족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특별전시관에는 2019~2021년 기증된 물품들을 기획한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납북자들의 생애와 남겨진 가족들의 유물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또한 2021년 특별기획전인 <예술, 전쟁을 겪다>도 만나볼 수 있다.

UN군과 북한군의 휴전협의 과정을 우리에게 익숙한 카카오톡으로 재현한 모습이다.
UN군과 북한군의 휴전협의 과정을 우리에게 익숙한 카카오톡으로 재현한 모습이다.

임진각 명성에 가려 홍보 필요
 납북자라는 말 자체도 생소하기에 이를 알리고 기념하는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또한 홍보가 절실해 보인다.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은 임진각 주차장에 들어서기 전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진각을 방문한 이들이 대부분 지나치는 곳이다. 이는 곧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모를 만큼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은 임진각에 비해 명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안보관광지 치고는 비교적 최근에 조성됐고, 위치 또한 임진각 내 경기평화센터를 재단장해 만든 건물이기에 대중적인 인지도가 부족하다.  
 그러나 매년 임진각은 전쟁과 평화 등 관련된 여러 문화안보 행사가 열리는 곳이고,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에 지리적으로 내용적으로도 잘 연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있다.
 전병권 기자 nhsd@daum.net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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