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전시관은 참전유공자들의 유전형질을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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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전시관은 참전유공자들의 유전형질을 보여주는 것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3.09.11 14:23
  • 호수 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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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라는 기본 목적에 맞게 충분한 공간 확보 필요
공공성·지속성·철학, 사람들의 발길 끄는 매력 갖춰야
준공 이후 건축물·전시 등 기획 홍보마케팅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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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참전유공자들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 시작은 흔적을 이어가는 진심으로부터 ⑩

본지는 <참전유공자들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 시작은 흔적을 이어가는 진심으로부터>라는 주제로 지난 호까지 9회에 걸쳐 전국 호국·보훈·전쟁·안보와 관련된 전시관·박물관·기념관 등 공간을 차례로 소개했다.
남해군에서는 6·25&월남전 참전유공자 흔적남기기 사업을 추진해 참전유공자들의 개인 물품 3천점 이상을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남해유배문학관 내에 임시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래서 전용 전시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적은 예산에 좁은 부지에 전국 최초로 참전유공자들의 개인물품들을 전시해야 하는 어려운 기획 또한 진행해야 되기에 그 뼈대가 되는 공간은 무척 중요하다. 
참전유공자들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 시작은 흔적을 이어가는 진심으로부터 열 번째 기사는 그동안 소개한 건축물들을 바탕으로 남해군 (가칭)흔적전시관을 어떻게 지어야할지 미리 그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6·25&월남전 참전유공자 흔적전시관 건립 기본계획수립 용역 2차 중간보고회가 지난 5일 남해종합사회복지관 지하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6·25&월남전 참전유공자 흔적남기기 사업 추진위원들이 참석했다.
6·25&월남전 참전유공자 흔적전시관 건립 기본계획수립 용역 2차 중간보고회가 지난 5일 남해종합사회복지관 지하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6·25&월남전 참전유공자 흔적남기기 사업 추진위원들이 참석했다.

훌륭한 건축물이란
 훌륭한 건축물이란 사람마다 정의가 다르겠지만, 건축물이 주인공이 되는 경우도 좋지만 사람들 간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어야 하며 그 공간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더욱이, 공공건축물이라면 더 그래야 한다. 
 나아가, 훌륭한 건축물은 웅장함이나 화려함, 다양한 건축기술이 돋보이는 게 아니라 건축물을 통해 그 공간에 사람이 모여들게 만들어야 하고, 사람들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민간이든 공공이든 건축물은 그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좋은 예로써, 다른 건축물들과 비교해보면 수준까지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건축물은 그 시대의 유전형질(genetic character)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고도로 발전한 현대문명에서 건축주든, 건축가든, 대중이든 훌륭한 건축유전자를 가질 수 있도록 요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봤을 때, 흔적전시관은 참전유공자들의 흔적이 얼마나 잘 묻어날 수 있게 하는가가 중요하며, 전시관이라는 목적에 따라 관람자들을 모일 수 있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쟁`이라는 주제를 남녀노소에게 어떻게 관통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어떻게 그려야하나
 훌륭한 건축물이라는 나름의 정의에 따라, 현재 남해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칭)흔적전시관은 아직 기본설계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남해유배문학관 인근에 건립될 것이라는 장소와 규모는 140~150평 정도이고 사업비도 20여억원으로 남해군과 경상남도가 공동으로 예산을 투입한다는 정도의 내용만 알려져 있다. 물론, 이마저도 변동가능성이 있다.
 넓지 않은 부지와 부족한 예산 속에서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건축물의 목적이다.
 흔적전시관은 `흔적을 전시한다`가 목적이다. 그렇기에 내·외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전시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다른 목적의 공간이 없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외관과 뼈대를 세우는 단계에서도 어떠한 철학 없이, 전시 주제 없이 행정절차에만 맞춰서 설계하는 것은 결국 그저 그런 건축물만 남게 될 것이다. 휘황찬란하고 겉만 화려한 건축물이 아니라 단순하더라도 철학이 담겨 있는 외관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담당부서에서 정확한 주제를 갖고 건축사에게 내용 전달하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공간이 부족한 만큼 외부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부분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3천점이 넘는 유물들을 어떻게 전시할 지에 대한 방향성이 없는 상황에서 수장고의 비율도 얼마나 잡을 지도 숙제다. 또, 전시관 내 프로그램을 어떤 것을 운영할 것인지를 염두하고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아무리 좋고 훌륭한 건축물이라도, 전시라고 할지라도 이를 어떻게 홍보·마케팅을 할 것인지가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데에 관건이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흔적전시관은 참전유공자들의 물품을 어떻게,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지, 전시관에 머물 수 있게 할 것인지, 전시관이 준공된 뒤 유지·관리비가 투입돼야 하는데 지속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 등 전반부터 준공 이후까지 숙제가 많다.
 그렇기에, 전시관의 뼈대를 설치하고 내부를 채우는 기획까지 전체 그림을 그려놓지 않으면 매력적인 건축물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내 집을 짓는다는 마음을 갖기에는 어렵겠지만, 지금 지어질 전시관이 내 자식, 후세들에게 이어질 것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면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훌륭한 전시관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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