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기후리더가 되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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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기후리더가 되지 않을래?"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3.09.18 11:29
  • 호수 8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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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아시아, 기후행동 리더 30만 양성 출발지 남해군
미디어 속 몽골과 다른 현실에 무거운 책임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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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리더십 몽골 연수 동행취재기 프롤로그(prologue)

남해시대신문(발행인 이정원)은 지난 호 1면 <남해기후학교 꿈나무 몽골 사막에 생명을 심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4박 5일 동안 국제 기후환경 NGO단체인 (사)푸른아시아(이사장 손봉호)를 비롯해 남해군 중·고등학생 35명과 남해교육지원청,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 등이 함께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며, 몽골의 문화와 교육 등을 경험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군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동행한 남해시대신문은 남해군 학생들이 몽골에서 어떤 활동들을 펼치고, 무슨 공부를 했는지 등 4박 5일 동안의 생생한 취재기를 전하고자 연재를 시작한다. 첫 번째 장면은 몽골로 떠나기 전, 푸른아시아가 준비한 남해군에서의 사전 연수부터 몽골에 도착하기 전까지이다.
이번 연수는 우리가 왜 몽골의 사막화를 막아야 하고 기후위기가 곧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편집자 주>

2023 우리가 Green 기후학교 - 기후환경 리더십 몽골 연수를 위해 남해군 학생들과 교육 관계자들이 지난 8월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몽골행 비행기에 올랐다.
2023 우리가 Green 기후학교 - 기후환경 리더십 몽골 연수를 위해 남해군 학생들과 교육 관계자들이 지난 8월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몽골행 비행기에 올랐다.

세계인의 조별과제
 올해는 세계적으로 유난히 뜨거운 날들이 많았다. 매년 최고 기온을 갱신한다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세계 곳곳에서 산불과 홍수, 지진 등 자연재난이 잇따르고 있다. 또 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시간이 갈수록 날씨는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일찍이 기후위기는 남해군을 넘어 한반도, 세계인의 조별과제로 자리 잡았지만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멀리 서울에서, 아니 몽골에서 푸른아시아가 남해군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리 함께 기후리더가 되지 않을래?"라고 말이다.
 
기후위기교육으로부터 멀었던 남해
뜨거웠던 7월의 남해기후학교

 푸른아시아는 `기후위기 대응 30만 기후행동 리더 양성`을 목표로 기후위기교육 취약지역을 찾아가고 있는데, 그 출발이 바로 남해군이다. 
 푸른아시아는 먼저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과 남해교육지원청을 통해 도시에 비해 기후위기 교육을 비교적 덜 접하고 있는 남해군에 제안했다. 사업명은 `2023 우리가 Green 기후학교`, 부제는 `기후위기 피해 취약지역 공동체 역량개발 시범교육`이다.
 이번 교육은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총 9개월 동안 우리금융그룹(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사업) 후원으로 추진됐다. 푸른아시아는 남해군 자연현장에서 배우는 기후와 문화교육을 바탕으로 선발된 우수학생들을 대상으로 몽골의 사막화 현장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한다고 알렸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남해교육지원청은 남해군 중·고등학교에 교육 참여를 독려했고 최종 결과 남해중학교, 남해여자중학교, 상주중학교, 남해고등학교, 제일고등학교 5개교 338명 학생이 참여하게 됐다. 교육은 지난 7월 10일부터 21일까지 각 학교와 남해군 생태문화탐방 현장에서 이뤄졌다.
 교육에 앞서 푸른아시아·남해교육지원청·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 3개 기관·단체는 △기후위기의 원인과 영향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위기 △기후변화와 불평등 △기후위기의 해결책 △청소년 기후행동 계획 다섯 가지 주제로 교재를 제작했다. 학생들은 완성된 교재를 바탕으로 교실에서 그리고 경남 대표 우수 습지인 입현매립지, 천연기념물 제150호 물건방조어부림, 갯벌을 메워 만든 스포츠파크를 탐방하며 남해군의 생태환경 보존과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교육이 진행될수록 학생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자신들의 해법과 실천 계획을 제안하는 등 자신도 모르게 기후리더로서 내공을 쌓고 있었다.

몽골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수속을 밟고 있는 학생들이다.
몽골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수속을 밟고 있는 학생들이다.

황사가 오기까지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22일 남해마늘연구소 2층 대강당에서는 몽골로 떠나기 전 사전 교육이 열렸다. 다소 긴장된 듯한 학생들의 표정, 푸른아시아와 남해교육지원청은 5개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초청해 몽골에서 배우게 될 그리고 겪게 될 현장들과 교육 내용을 알려주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교육은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계절을 가리지 않고 한반도로 찾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기온에 대해 여실히 배울 수 있었다.
 푸른아시아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1960년대생과 2020년생이 겪게 될 기상이변은 폭염은 6.8배, 홍수는 2.8배, 흉작도 2.8배, 가뭄은 2.6배, 산불은 2배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우리는 이미 그러한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몽골의 황사가 한국으로 오기까지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황사가 강하게 발생할 때를 보면, 고비사막 등지에서 발생한 황사는 저기압 상승기류를 탄 모래가 3~5km 상승한다. 이후 북서풍을 타고 몽골의 동쪽으로 이동해 중국 공업지대를 지나며 오염물질들을 포함해 황사형태로 변하고 약 이틀 만에 한반도에 상륙한다. 나아가, 한반도 동쪽에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으면 공기의 흐름이 정체돼 황사도 계속해서 한반도에 머물게 된다.
 결국, 몽골 사막에서 출발한 모래가 중국을 거쳐 한국에 도달할 때는 황사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왜 몽골을 가는가
 그런데 문제는 몽골의 사막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는 점인데, 한국이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민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대기권에 쌓이면서 열을 가두기 때문에 지구 가열화의 최고 원인으로 꼽히는 온실가스이다. 세계적으로도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여전히 농도는 줄지 않고 증가하고 있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나무심기와 같은 활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2017년 국민 1인당 CO2 배출량은 한국이 13.21(t CO2/cap/yr), 일본이 10.36(t CO2/cap/yr), 중국이 7.72(t CO2/cap/yr), 몽골이 8.37(t CO2/cap/yr)이다. 물론,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가장 높다.
 몽골의 사막화가 전적으로 한국의 책임이라는 건 아니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지금 세대를 비롯해 다음 세대까지 편안히 숨을 쉬면서 안정적인 기후환경을 가꾸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푸른 초원을 자랑하던 몽골은 어느덧 사막으로 변해버린 영토로 인해 수도 울란바토르가 아닌다른 지역에 살던 주민들도 점점 울란바토르로 모이고 있고, `유목난민`이라는 새로운 용어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울란바토르의 중심지가 아닌 외곽에 모인 이들은 몽골 전통 가옥형태인 게르를 설치하고 재활용이 될 만한 쓰레기를 주워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등 도시민들과는 다른 극과 극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2016년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한파(몽골어로 `조드)가 찾아왔을 때에는 몽골의 대표 가축으로 불리는 양, 염소, 소 등이 집단 폐사하는 등 연예인들이 즐기는 몽골 여행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접한 교육장의 분위기는 정적이 흘렀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전교육을 마치고, 우리가 몽골에서 해야 할 나무심기를 중심으로 각종 활동을 안내받고 준비물을 점검했다. 
 결국, 지구라는 하나의 공동체에서 기후위기는 외면할 수 없는 숙제이자 숙명으로 다가온 것.
 이러한 사명감을 안고 남해중학교 학생 8명(담당교사 최수진), 남해여자중학교 학생 7명(담당교사 김민주), 상주중학교 학생 6명(담당교사 강원종), 남해고등학교 학생 6명(담당교사 이상배), 제일고등학교 학생 8명(담당교사 강윤화)를 비롯해 남해교육지원청 이춘호 교육지원과장, 김인수 장학사, 푸른아시아 김보경 전문위원, 김은영 대리,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 소속인 이용수 남해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반성현 에듀니티랩 PD, 그리고 나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8월 29일 아침 8시 10분 울란바토르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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