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두 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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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두 배미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9.21 16:51
  • 호수 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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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川 빈종수

너는 모른 다
하늘만 알 것이다
고구마 몇 뿌리 들고 찾던
산골짜기
내 아버지
할아버지가 
영혼 깃든 다랑논

젖 먹던 힘 꺼내어
돌담을 쌓고
힘줄 당긴 괭이질에 
달라붙은 뱃가죽 
척박한 땅 일구어 낸
옥답(沃畓)이다

밤마다
쑤셔대는 삭신
붙들고
기침소리 내뱉으며
배고픔을 달랜 
열 두 배미

논배미 
언덕아래 찬물 흐르면
도랑 치던
아버지의 땀방울이 
차갑게, 차갑게
식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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