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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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10.13 17:16
  • 호수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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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독일 사람들은 담배를 피울 때도 세 사람 이상이 모여야만 성냥에 불을 붙인다고 한다" 
 동네 어른들이 모여 그들의 절약 정신을 이야기하는 걸 듣고는 어린 마음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사실 여하를 막론하더라도 2차대전의 폐허 속에서 다시 최고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그들이었기에 분명 대단한 의지와 행동이 따랐음을 믿었고 존경심마저 생겼다. 
 돌아보면 어려웠던 그 시절 우리의 벤치마킹은 무엇을 도입하고 베끼는 것보다는 불굴의 정신과 의지를 본받는 것에 더욱 의미가 가지 않았었나 생각한다. 
 지금 중국에서는 프랑스의 파리와 로마를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시를 그대로 옮긴 듯 조성하고는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세계 굴지의 타국 브랜드 유사상품을 단속하기는커녕 오히려 장려하는듯한 모양새를 취함으로 세계인의 공분을 사고 있다. 손흥민이 중국인이라고 우기는 상황의 그들이다 보니 무엇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만행에 가까운 중국의 형태를 마냥 비웃을 수 없는 것은 많은 부분에서 우리도 그들과 비슷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상품이든 음식이든 상관없이 누군가 돈을 벌었다고 하면 유사한 것들이 넘쳐나고 유통되는 현상을 과연 벤치마킹이란 이름으로 포장할 수 있을까?
 더욱 두려운 것은 선진지 견학명분으로 외국을 다녀온 일부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다. 어디에 설치된 조형물과 건축이 좋아서 우리 지역도 해야 한다는 식의 표방을 넘어 이웃 도시의 축제마저 똑같이 베끼고는 벤치마킹이라 주장하는 모양새다. 지난날 명인의 장인정신을 배우고자 노력하고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는 의지를 따르고자 했던 그때의 벤치마킹이 그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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