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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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아프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10.19 15:41
  • 호수 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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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지난 9월 23일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월 8일 끝났다. 스포츠 강국 한국은 중국 일본에 이어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의 성적을 내며 종합 3위를 했다. 
 폐막을 하루 앞둔 10월 7일 저녁은 야구결승과 축구결승전이 비슷한 시간대에 겹쳐 시청자의 선택이 어려웠다. 그날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매달은 못 땄지만, 너무 가슴 뭉클한 인터뷰로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의 결승까지 동 시간대에 겹쳐 행복한 고민을 했다. 
 아시안게임을 편히 보자는 의견에 친구 내외와의 모임을 외식에서 친구 집에서 해 먹는 것으로 바꾸고는 야구부터 시청했다. 확실한 우위도 점하지 못한 6회쯤 축구 결승이 시작됐고 채널을 옮겨가며 시청하기 시작했다. 
 시청 중 안세영의 경기가 궁금해서 일행에게 배드민턴까지 세 채널을 돌려가며 보자고 제안하면서 도쿄 올림픽의 인터뷰 얘기를 했다. 당시 10대였던 안세영은 8강에서 중국의 천위페이를 맞아 선전했지만 지고 말았다. 수비형 선수인 안세영의 무릎은 경기 후 심하게 까져 피를 흘리고 있었고 아프지 않냐는 기자의 말에 "무릎은 괜찮은데 실력이 아프다"라는 대답으로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때의 소녀를 응원하겠다는 일념으로 돌린 채널에서 그녀는 멋진 경기를 펼치더니 1세트 후반 비명과 함께 무릎 부상으로 포기해야 하는 듯 보였다. 관중석 엄마의 그만 경기를 포기하라는 울부짖음에도 안 선수는 천위페이를 꺾는 투지를 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녀만큼은 아니더라도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보리라 다짐해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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