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샌다
상태바
비가 샌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10.26 15:29
  • 호수 86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충국의 시대공감

 건물 누수 문제로 지난 10년 이상 고생을 했다. 위치와 외관만 보고 매수한 건물은 불법 증축과 누수로 오랜 기간 힘들게 했다. 몇 번의 실내장식을 하며 증축한 부분을 뜯어내며 고쳤지만, 누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각해졌다. 오랜 고민 끝에 전체 수리를 시작했다. 처마 없는 옥상 바닥을 외벽이 감싼 구조는 비가 올 때마다 수영장처럼 물을 가두었다가 아래층으로 새어 나와 버렸기에 3층 옥상을 완전히 걷어 내기로 하고 소형 굴착기를 올려 깨어내기 시작했다. 
 문제는 전 건물주가 누수를 해결하려 95평이나 되는 옥상에 콘크리트 시공을 두 번이나 해 옥상 콘크리트 두께가 무려 50센티가 넘어 걷어 내는 과정에 돈과 시간이 엄청나게 든다는 것이었다. 일주일 이상을 깨고 크레인으로 담아낸 물량이 200t이 넘었다. 건물이 지어진 순간부터 관계자 모두의 누수에 대한 고통과 어떻게든 새는 물을 잡아보겠다는 고민의 무게 같아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지만 작업량과 방식은 중장비를 사용함에도 만만치 않았다. 
 철거를 끝내고 처마를 만들고 다시 콘크리트를 치고 나자 누수는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하게 잡혔다. 저수지나 건축물의 누수되는 길을 따라가 보면 처음 시작한 곳에서 마지막 새는 곳의 길이가 몇 킬로가 되기도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누수를 경험하는 누구나 많은 고통을 받으면서도 쉬이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유난히 많은 비가 왔지만, 누수를 걱정하지 않았다. 살아가며 만나는 많은 문제 중 타인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만큼은 꼭 이번 누수공사처럼 힘들어도 근본을 보고 해결하는 용기를 가지길 희망하는 요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