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활용한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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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활용한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필요하다"
  • 한중봉 기자
  • 승인 2023.11.16 17:39
  • 호수 8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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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부교수
창주 흥덕사지 벤치마킹 등 제안 눈길

지난달 13일 남해 아난티 그랜드레지던스홀에서 있었던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 토론자로 나온 이재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부교수는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재수 교수는 동국대학교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에서 고려대장경을 우리말로 번역해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는 한글대장경 개역전산화 사업에 참여하면서 대장경과 인연을 맺었다. 아울러 초조대장경 발원 천년이 되던 2011년 고려대장경의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2012년부터 10년 동안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사업을 통해 고려대장경의 원문 이미지와 텍스트, 한글대장경을 의미 단위로 통합해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는 사업을 통해 대장경의 디지털 각수의 일을 담당하기도 했다. 
심포지엄 자료집에 있는 이재수 교수의 특별 논고를 통해 그의 제안의 대략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청주 사례 벤치마킹 필요
 세계기록유산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비전 제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움 토론에서 저는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판각지 성역화 사업을 위한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첫째, 먼저 문화유산을 통해 지역발전과 문화관광 활성화를 이루어낸 성공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록유산 관련한 금속활자본 직지와 흥덕사를 활용하여 청주 흥덕사지 직지의 탄생지에 생긴 청주고인쇄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지역 브랜드 구축에 성공한 청주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달 13일 남해 아난티 그랜드레지던스홀에서 있었던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이재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부교수는
지난달 13일 남해 아난티 그랜드레지던스홀에서 있었던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이재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부교수는 "문화콘텐츠 활용한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브랜딩 가장 시급
 둘째, "세계기록문화유산 고려대장경의 탄생지, 남해"라는 브랜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과 유물, 유적으로 내부적 구심력에 집중하기보다는 고려대장경의 탄생지, 출발지라는 의미와 가치의 확산이라는 원심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지역브랜딩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과 역사문화적 가치의 투영이 필요합니다. 바로 지역주민과 이해관계자 나아가 남해의 `관계 인구`에게 판각성지라는 자부심을 주고, 관광객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남해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이끌어서 자발적으로 방문해 보고 싶어하도록 하는 모든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지역주민들과 상생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며, 지역공동체의 도움과 협력이 필수적이며, 주지적 주민 참여 시스템과 지원확대 정책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목판인쇄술 재현 중요
 셋째, 대장경의 출발점, 남해는 대장경의 가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방향성의 확립입니다. 현재 기술의 도입과 체험의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대장경판각문화센터에서 우리가 보여주고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고려시대 당시로 돌아가서 고려의 목판인쇄술을 복원하여 재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21세기 디지털 전환의 시대를 사는 MZ세대들에게 대장경 판각지를 체험하도록 한다고 끌과 망치로 이루어 낸 목판인쇄술을 체험하도록 할 것인가. 체험의 요소를 결정해야 합니다.
 
대장경 판각성지 조성
 넷째, 형식과 내용을 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장경의 판각이라는 형식과 기술에 주목한다면 합천군 가야면의 대장경 테마파크와 같은 형태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내용에 주목한다면,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과 대장경을 중심으로 한 문화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여 대장경 판각성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미 남해군에서 계획을 세운 것은 기록문화관, 역사경관공원, 대장경발굴체험장, 상징조형물 등이 남해군의 지역적 특징을 부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대장경 판각성지는 단순한 판각지가 아닌 열린 대장경의 출발지이어야 합니다. 대장경 관련 다양한 디지털 문화유산의 공유와 개방을 통한 활용으로 고려대장경에 담긴 불교적 가치의 확산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먼저 대장경 판각지로서의 가치구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판각지로서 기존의 연구 성과와 원천자료의 디지털화를 통한 정보의 공유를 통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라키비움으로서 문화·예술광장(culture commons), 다양한 만남(high contact), 자유로운 접근(connection)이 가능한 열린 성지를 지향해야 합니다.
 
남해 판각테마길 조성
 다섯째, 판각지 관련 공간의 정보를 담은 콘텐츠의 확장과 연계가 필요합니다. 남해군 누리집에 문화관광 부분에서 대장경 판각지 관련한 정보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충분한 예산이 투입되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겠습니다만, 판각지 관련한 다양한 정보가 사업계획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남해에서 판각테마길을 조성한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정지석탑, 망덕사지에서 선원사지, 백련암지에 이르는 `대장도감길`, 관음포에서 이순신공원에 이르는 `호국길`, 남치에서 녹두산에 이르는 `종경록길` 등입니다.
 
민·관·학·종 협력체계 구축
 여섯째, 대장경 판각성지 성역화 사업 관련해 불교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조직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역사문화유산 활용은 민·관·학·종 협력체계가 구축되어야만 가능합니다. 문화유산 활용을 통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민간(문화향유의 주체), 문화유산 활용 교육, 연구, 진흥사업 등을 통해 문화유산 활용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내용있는 연구를 수행할 학계, 폐사지를 비롯한 문화유산과 유관한 지역 불교계, 역사 문화유산 진흥을 담당할 사업체와 이들의 교류협력을 지원하는 관(자치단체)의 역할을 통합하는 민·관·학·종 협력체계(거버넌스)를 통한 문화유산 향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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