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제조기 `은모래고고장구` 남해를 들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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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제조기 `은모래고고장구` 남해를 들썩이다
  • 김수연 시민기자
  • 승인 2023.11.24 15:23
  • 호수 8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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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민자치 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
경로잔치 등 마을 행사 단골 재능기부
지난 10월 청주에서 열린 전국 주민자치 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고고장구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 10월 청주에서 열린 전국 주민자치 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고고장구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상주면의 신바람 제조기 `은모래고고장구(회장 김옥자)`가 이번엔 전국적으로 신바람을 탔다. 지난달 12일 충북 청주시가 개최한 제5회 전국 주민자치 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2등상인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예선전을 거쳐 올라온 전국 각지의 16개 팀 가운데서 거둔 쾌거다. 신필숙(63), 김영순(61, 총무), 한정심(64), 최창순(59), 여옥이(64), 강미라(54), 신숙현(51), 최현숙(61), 김용자(60), 조경련(62) 씨가 그 주역들이다. 김옥자(67) 회장이 이들의 맏언니이자 매니저로서 은모래 고고장구 팀을 이끈다.
 고고장구란 우리의 전통악기인 장구를 치며 군무를 펼치는 무용의 한 장르다. 흥겹고 신명 나는 타법과 퍼포먼스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이고 건강에도 좋아 중장년층의 취미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트로트, 팝송 등 다양한 음악과 함께 할 수 있어 축제나 행사 공연으로도 단연 인기 만점이다.
 은모래고고장구는 2020년 1월 28일 결성됐다. 위에 열거한 11명이 그대로 원년 멤버다. "처음엔 고고장구에 흥미를 가진 개인들이 취미로 배워보자 해서 이양자 강사님을 모시고 시작했어요. 회비도 십시일반 했지요." 김옥자 회장의 말이다. 
 
"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 공연하고 싶어"
 시작은 했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2년간 공연은커녕 모여서 연습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연습과 활동을 시작했다. 배움에 목말랐던 만큼,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2시간씩 상주면종합복지회관에 모여 열정적으로 배우고 연습했다. 이런 성실함 덕에 10곡 정도의 레퍼토리를 빠르게 갖췄다. 

2020년 결성된 은모래 고고장구 팀은 지난 3월 봉사단 발대식을 했다.
2020년 결성된 은모래 고고장구 팀은 지난 3월 봉사단 발대식을 했다.

 은모래고고장구는 그때부터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을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라도 찾아가 열정적으로 공연했다. 무대에 서면 기본 3곡에 앙코르 요청곡 1곡 정도는 거뜬히 소화한다. "사실 말이 공연이지 재능기부에 가까워요. 공연료를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지만 욕심내본 적도 없고요. 상주면 마을 경로잔치부터 해수욕장 개장식, 물메기축제, 씨름대회, 면체, 군체까지 정말 바쁘게 다녔네요." 지난 10월에만 대여섯 차례 무대에 올랐다. 적어도 남해군 안에서만큼은 유명 연예인 부럽지 않다. 
 그렇지만 강습료는 물론이고 악기며 의상이며 교통편까지 전부 개인 돈 들여 장만하고 활동한다. 경로잔치나 마을 행사에 서는 일은 재능기부이자 자원봉사인 셈이다. 지난 3월에는 은모래 고고장구 봉사단 발대식을 갖고 장구 공연 봉사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회원들의 열정과 헌신을 인정했는지 상주면 주민자치회에서 올해 강습료를 일부 지원해주었다고. 남편들도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덕분에 남해군 대표로 전국 주민자치 프로그램 경연대회까지 나가게 돼 최우수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런데 이들은 부상으로 받은 상금 300만원을 기꺼이 쾌척했다. 우선 100만원은 남해군 향토장학재단에 기부했다. 나머지 상금의 일부는 노인회 떡값으로, 일부는 주민자치회에, 또 나머지 일부는 대회에 응원차 동행해준 장구 팀 2기 후배들에게 내놓았다. 이 화통하고 실력있는 고고장구 팀은 알고 보면 평범한 동네 이웃이고 옆집 언니다. 집안일은 물론이고 농사에, 식당에, 노인 돌보미에, 마을 일까지 척척 해나가는 억척스러운 생활인이다. 그렇기에 삶의 고달픔을, 주변 이웃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런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내놓는다.
 "그래도 열심히 뛰고 돈 벌어서 15인승 밴 한 대쯤은 장만해야지요. 우리 팀 전체가 타고 다니며 공연도 하고 봉사도 해야 하니까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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