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 海川 빈종수
자욱한 안개
뱃길 숨기던
마안도(馬鞍島)
하얀 포말에
긴 무릎을 내린다
성난 샛바람에
바닷물 끓고
산자락 개 복숭아
꽃잎 날리면
콧노래 장단으로
길다 란 허리를 폈다
파도 싸우다 지쳐
허공 메운 갈매기
저녁노을 업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밤
손풍금 소리 울린다
바닷물 젖은 입술
시름 삼킨 채
등 뒤에 숨어버린
눈썹달
삐꺽, 삐꺽
노 젓는 소리
고요를 뚫고 울러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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