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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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선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12.08 11:13
  • 호수 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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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일 년에 6번 두 달마다 지역을 달리하며 5쌍의 부부가 두 달에 한 번 모임을 하고 있다. 지난 모임은 안동에 거주하는 부부의 초대로 진주 사는 친구 내외와 함께 한 차로 이동하였다. 안동에서 11시에 골프를 예약해둔지라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여 길을 나섰다. 
 진주에서 만나 한 차로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가 지갑을 집에 두고 와서 다시 돌아가야 했기에 예상보다 30분 정도 지연됐다. 약속 시각에 여유를 가지려고 서둘러 나섰기에 지갑을 찾으러 길을 돌아가도 별문제 없었지만, 운전대를 잡은 친구는 미안함 때문인지 조금 조급한 운전을 하였다. 국도로 고령까지 갈 때는 통행량이 적어 원활하였는데 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정체가 시작되었다. 
 내비게이션의 도착 예정시간이 조금 늘어나자 마음이 급해진 친구의 입에서 추월차로를 정속 주행하는 운전자들에게 들리지도 않는 불만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주행차로인지 추월차로인지도 모르고 운전하는 사람들의 면허를 정지시키던지 재교육을 해야 한다!" 정도의 투정이 쌓이더니 결국 욕설로 바뀌고 말았다. 순간 친구의 처가 우리에게 미안했는지 순한 양반이 운전만 하면 입이 난폭해진다며 한마디 거들었다. 차 안의 분위기가 묘해지자 "우리 신랑도 운전만 하면 욕을 해댄다"라며 처도 한마디 한다. 
 친구가 미안하다며 분위기를 진정시키자 요즘 운전자들의 소양 부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세상의 모든 법이 최소한의 지켜야 할 양심이라면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운전은 배려심마저 더해져야 한다. 나를 지키는 유일한 수단은 남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됨을 상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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