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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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열풍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12.21 17:34
  • 호수 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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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몇 해 전부터 트로트 경연 프로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경연프로그램 출신의 가수들이 채널을 채우고 있다. 기존의 대중가수들은 뒷방으로 물러나고 각 지역 축제와 행사장마다 경연대회 출신의 가수들 섭외로 채워지는 것을 보고는 방송의 힘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이다. 
 모 프로그램 일등 출신 가수의 콘서트는 티켓판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매진되어 버리고 심지어는 몇 배의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몇십 년의 활동 기간과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기존 가수들보다 행사 섭외의 우선순위를 점하고 고액의 출연료를 받는 것을 바라보며 무작정 축하만 할 수 없는 마음이 드는 것은 너무 쉽게 변하는 대중의 마음 때문이다. 
 가왕이라 칭송받는 조용필 씨가 30년 전쯤 자신의 텃밭인 부산공연을 하던 날 당시의 인기그룹 룰라의 콘서트와 일정이 겹치고 말았다. 당연히 가왕의 공연이 더욱 거창할 것이라 모두 예상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10배 이상 많은 신인 그룹의 관객동원이 가왕을 초라하게 만들었다며 뉴스에서 크게 다뤘던 기억이다. 젊고 새로운 사람에게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의 우리는 지난날의 노력과 추억을 지나치게 경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백발의 나이에도 지난날의 팝송으로 공연을 하고 그들에게 열광하는 서양의 관객을 바라볼 때 새로운 것에만 열광하고 지난 것은 고리타분하게만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필자도 중년이 되었기 때문이리라. 
 신인가수의 리메이크곡은 알아도 원곡자에게는 관심이 없는 우리의 젊음도 시간이 지나면 후배에게 고리타분하게만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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