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예산 전액 삭감 … 불교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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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예산 전액 삭감 … 불교계 `유감`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3.12.26 14:50
  • 호수 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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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 관련 사업 불요불급 사유로 1억원 전액 삭감
남해군 2024년도 본예산 미반영…내년 추경에 포함될까
 
법산스님 "지난 10월 심포지엄 성공적으로 마쳐"
"정치적 여야·종교 초월해야 하는 세계문화유산"
"예산 전액 삭감…의회의 역사문화 인식 염려"
고려대장경판각성지보존회가 주최하고 남해군, 대한불교조계종, 동국대학교가 후원하는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이 지난 10월 13일 아난티 남해에서 열렸다.
고려대장경판각성지보존회가 주최하고 남해군, 대한불교조계종, 동국대학교가 후원하는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이 지난 10월 13일 아난티 남해에서 열렸다.

 고려대장경 판각지가 남해였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한민국 불교계 저명한 인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에서는 최근 남해군의회의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 예산 결정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드러내 향후 파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해군의회는 지난 19일 제272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남해군이 제출한 2024년도 본예산 심사 안건을 의결했다.
 그 가운데 불요불급하다고 판단한 9건의 예산 규모는 4억8190만6천원이었다. 이 중 남해군 문화체육과가 제출한 △고려대장경 판각지 홍보 조형물 설치 사업 5천만원 △고려대장경 분사대장도감 복원 종합계획 수립용역 사업 5천만원 등 총 1억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 이에 대한 판단은 "20년 가까이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고려대장경 판각지와 관련한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게 없었다"라는 내용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올해 10월 13일 한국 불교계, 교육계 등 저명한 인사들이 남해군에 모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당시 참석한 인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각 종단의 최고 지도자를 가리키는 칭호) 성파스님을 비롯해 동국대학교 이사장인 돈관스님, 동국대학교 전 이사장이자 대한불교조계종 법계위원장인 법산스님,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인 혜공스님 등 불교계를 비롯해 교육계에서도 학식이 뛰어난 여러 교수들이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이 모인 이유는 고려대장경 판각지가 바로 남해군이었다는 내용을 연구하고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법산스님은 지난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심포지엄에서 고려대장경 판각지가 남해라는 사실이라는 점에 대해 정치적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종교적으로 초월해야 하는 세계역사문화유산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후 조계종은 대내외적으로 남해군이 고려대장경 판각지라는 내용을 알리고 있다"면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종정 성파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여러 큰 스님들이 정부와 교육계, 언론계 등에 다방면으로 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법산스님은 "20년 가까이 어렵게 쌓아왔던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연구가 빛을 볼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의회에서 왜 이러한 판단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비판하며 "남해군의회의 역사문화에 대한 인식이 염려스럽다"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전달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고현면 주민들도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고원오 고현면주민자치위원장은 "고현면에는 대장경판각문화센터가 있듯이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을 고현면이 영위해야 할 중요한 역사문화이자 세계적인 자산"이라며 "집행부에서 예산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전액 삭감했다는 게 허탈하다. 또, 불교계에서 큰 관심을 갖고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에 난감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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