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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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타임즈
  • 승인 2024.01.02 11:05
  • 호수 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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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린 영화 노량이 최근 개봉됐다. 10년 전 명량을 시작으로 3부작으로 제작된 영화의 마지막 편이 장군이 전사하신 남해 관음포 해전을 배경으로 끝맺음했다. 명량, 한산, 노량으로 이어지는 세 편의 영화 중 특히 노량을 손꼽아 기다린 것은 충무공의 전사 장소인 남해가 배경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그분의 유언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웃고 즐기는 여타 영화와는 다르게 극장안은 숙연한 분위기가 흘렀다. 굳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알고 있는 장군의 전사 장면이기에 크게 가슴에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극장 안은 조용한 흐느낌으로 채워졌다. 
 우리 민족은 대략 천 번에 가까운 침략을 당했다. 그중 700번 이상이 왜의 침략이었으니 흐르는 피 깊은 곳에 반일의 감정이 녹아있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한다. 이토록 많은 침략을 당하다 보니 역사 드라마 대부분의 소재가 침략을 당하고 지켜내는 전쟁이다. 
 훌륭하게 나라를 지켜낸 영웅들의 얘기가 마냥 통쾌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외부의 적 못지않게 많은 간신과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방심하는 국민성 때문인 것 같다. 임진왜란 7년의 기간 물질적 정신적 피해는 제쳐놓더라도 인구의 삼 분의 일이 죽는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충무공의 외침이 무색하게도 얼마 후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마저도 강대국의 힘으로 이룬 우리가 선진국에 들 만큼 성장했다. 
 모든 게 평화롭게만 보이는 요즘 충무공 전사지인 관음포는 한없이 한산해도 경치 좋은 물미 도로를 찾는 관광객으로 도로가 정체되는 것을 바라보며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은 작은 마음의 기우이길 바라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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