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대학의 경쟁력 … 특성화, 지역사회와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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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대학의 경쟁력 … 특성화, 지역사회와 상생"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4.01.19 17:34
  • 호수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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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노영식 경남도립남해대학 제9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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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설립, 대학의 큰 기회 잡겠다" 포부 밝혀
"경상남도의 대학구조조정 용역, 군민들과 협의" 전망

 노영식 경남도립남해대학 제9대 총장이 지난 2일 남해대학 혁신지원융합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앞서 조현명 제8대 총장이 지난해 4월 사임한 뒤 약 8개월 동안 남해대학은 총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뿐만 아니라 경상남도는 경남도립대학 통폐합 등을 비롯한 대학구조조정을 염두하고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남해시대를 비롯해 남해신문, 남해미래신문 지역신문 3사는 지난 15일 남해대학 총장실에서 노영식 총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향후 대학 운영 방향, 구조조정 등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노영식 경남도립남해대학 총장이 지난 15일 남해대학 총장실에서 지역신문사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노영식 경남도립남해대학 총장이 지난 15일 남해대학 총장실에서 지역신문사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학령인구 감소, 대학구조조정 등 대학의 위기 속에서 취임하게 됐다. 소감이 어떠한가? = 엄중한 시기에 총장직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총장으로서 남해대학을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어 남해군에 계속해서 꼭 필요한 교육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대학구조조정을 앞두고 남해대학·거창대학 통합에 이어 국립경상대학교와의 통합 등 의견이 있었다. 최근에는 도립대학과 국립대학교인 창원대학교와의 통폐합 이야기도 있었는데 경상남도의 방침과 총장으로서 의견이 궁금하다 =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지방대학의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컬 대학(교육부가 최대 5년간 1천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선정결과를 보면, 통폐합을 추진하는 대학에 대한 가점을 주고 있다. 국립안동대학교와 경북도립대학의 통합이 그 사례이다. 또한, 올해 1월 11일 국립목포대학교와 전남도립대학이 `대학통합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물론, 글로컬 대학 선정이 많은 지원으로 학교 운영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글로컬 대학 선정만을 위해서 대학의 방향성을 맞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대학의 신입생 모집인원이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많아지는 상황에서 모든 대학이 그대로 존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인식 속에서 경남도립대학과 국립창원대학교의 통합문제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을 포함한 경남도립대학 혁신안을 현재 경남연구원에서 연구하고 있다. 경상남도에서는 혁신안이 나오면 지역사회와 충분히 협의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든 남해대학이 지금보다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군민들 곁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책무이다.
 

전국의 학교들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남해대학도 혼자서는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남해군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가? = 저는 5년 전 남해군 부군수로 1년간 근무하면서 군민들, 군청 직원들과 함께한 경험이 있다.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을 이어가겠다.
 남해군도 남해대학이 지역사회에서 교육기관으로서, 지역경제, 청년 인구 유치 등 중요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남해군 행정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대학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대학에 요구하고,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더 지원할 수 있는 대승적인 입장에서 협의해 나가길 바란다. 꼭 예산지원이 아니더라도, 남해군과 남해대학이 꾸준히 의견을 교환하고 안건을 나눌 수 있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남해군과 논의해야 할 내용이다.
 또, 남해군에는 창의적인 군민들이 많다. 남해군 전역이 대학의 캠퍼스가 되도록 군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만들어갈 계획이다. 
 

작지만 강한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분석이 냉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남해대학의 강점과 보완점은 무엇인가? = 강점을 먼저 말하자면, 남해대학은 경상남도가 설립한 공립대학으로 등록금, 기숙사비 등 사실상 모든 비용이 무료다. 학기당 평균 등록금이 1인당 138만6천원인데, 1인당 평균 장학금이 145만5천원이다. 남해군으로 주소를 이전하면 기숙사 비용을 남해군에서 지원한다.
 이와 함께, 남해대학은 취업률이 높다. 지난해 평균 취업률이 69.9%로 전국 4년제 국·공립대학 평균 수치인 60.2%에 비해 높다. 더불어, 국립경상대학교와 창원대학교에 무시험 편입학 연계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무시험 편입학이 가능하다.
 더불어, 글로벌 역량 강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괌과 도쿄에서 진행한 글로벌현장학습에 참가했던 학생 4명의 귀국보고회가 있었다. 항공료와 학비, 기숙사비까지 전액 대학에서 부담해 한 학기 동안 해외연수와 현장실습을 하고 돌아왔다. 
 보완점을 말하자면,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불리하다보니 전국적인 인지도가 높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올해 홍보에도 많은 힘을 쏟을 예정이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불리한 점은 향후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국도3호선 확장 사업 등이 완료되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덧붙여,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입생 충원 등은 지방대학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과제인데, 대학의 인력이나 재정 등 사정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 1월 9일 우주항공청 설치·운영에 관한 특별법(우주항공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 5월 중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개청할 예정이다. 남해대학 항공정비학부도 이에 발맞춰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 개청과 남해대학의 준비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 국내 유일한 완제기 생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중심으로, 국내 항공우주산업분야 생산의 70%정도가 경남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주항공에 대한 비전, 계획수립과 집행 등 행정기능, 산업생산 등이 모두 사천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남에서 이뤄질 예정인데, 남해대학도 큰 기회이다.
 특히, 항공정비학부는 항공 MRO 산업에 필요한 항공정비인력을 양성하는 항공기 정비 특성화학과이다. 2019년 신설한 이후 9월에 전국 국공립대학중 최초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비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됐고, 국토교통부 헬리콥터 정비사 전문교육기관 지정(2022), B-737NG 기종 교육과정 항공훈련기관 인증(2023)까지 모두 획득했다.
 나아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비롯한 사천국가항공산단내 입주기업들과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기업맞춤형으로 항공산업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또, 남해대학은 14실에 달하는 정비격납고, B-737 시뮬레이터(MTD) 등 최신기자재와 시설을 구비하고, 항공정비사 교육의 표준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남해대학 항공정비학부 학생들은 항공정비사 자격증 시험에서 작업형 실기시험을 면제받고 있고, 자격증 취득 시 항공사 취업, 항공기술부사관 임관 등에서 가산점을 받고 있다. 현재 항공정비학부에서는 3년제 항공정비전공과 2년제 항공제작정비전공(주간), 항공기계전공(야간) 3개 전공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학생들이 최대한 많은 필수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겠다. 항공정비사 비행기 면허, 항공정비사 헬리콥터 면허, B737NG 기종 한정자격, 항공산업기사, 무인항공 관제사, 무인멀티콥터(드론) 1종 조종 자격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더 많은 항공정비관련 업체와 취업, 실습약정 협약을 추진해 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정비 외에 우주항공 분야 제작까지 확대해 우주항공의 인재 핵심 양성기관이 되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 
 

작지만 강한 대학이 되려면 시대에 맞는 학과개편도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남해대학이 어떤 분야로 나아가야 더 분명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 = 특성화에 집중해야 한다. 제과제빵, 조경원예 등이 포함된 넓은 의미로 관광 분야와 정비와 생산인력을 포함한 우주항공 분야이다. 관광분야와 우주항공분야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존재가치를 증명하겠다"라는 저와 교직원들의 의지와 실천력이 중요하다. 저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대안을 만들고, 함께 실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겠다.
 

재학생들과 입학 희망자들은 대학구조조정, 통폐합 등이 논의되면서 혼란을 겪거나 불안해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린다 = 남해대학은 경상남도에서 만든 대학인 공립대학이다. 즉, 남해대학 학생들은 경상남도 도지사가 책임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밖에서 들리는 여러 이야기에 휘둘리지 말고, 긍지를 갖고 학업에 충실하길 바란다. 저를 비롯해 교직원들은 학생들의 잠재력을 키우고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학생들이 졸업할 때에는 좋은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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