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것에 길들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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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것에 길들여진
  • 남해타임즈
  • 승인 2024.01.26 09:59
  • 호수 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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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지인 중 장녀로 태어난 친구는 엄마를 대신하여 막내를 등에 업고 살았다고 한다. 등에 업은 막내 때문에 고무줄놀이를 못하고 구경만 하다 애기보가 흘러 집에 고쳐 메로 가서는 엄마에게 "엄마 동생 또 낳을 거가?"라며 물었다고 한다.
 엄마가 황당한 표정으로 "모르겠다"라고 하니까 다음 동생도 업어 키워야 한다는 서러운 생각에 "그럼 백 개 낳아 삐라"하고 펑펑 울었던 기억을 지금도 가족들이 모이면 엄마가 놀린다며 추억을 공유하기에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한 둘 이상 자녀를 가지지 않는 요즘은 오히려 지난날에 비해 자녀교육을 못해 어려워하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아동심리학 박사가 나와 자녀의 비뚤어진 행동을 바로잡아 주는 TV프로그램이 인기일 정도이다.
 마트나 장난감 가게에 들어와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으면 바닥에 누워 울어버리는 아이를 어쩌지 못해 매번 달래기 급급한 부모는 결국 아이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게 된다.
 임시방편으로 아이에게 자꾸 단 것을 사주는 부모들의 모습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겹쳐 보이는 것은 혼자만의 기우일까?
 자식이든 국민이든 옳지 않은 것에 대하여 지도하고 이끌어야 할 우리의 리더들이 무조건 단 것을 주며 국민들을 병들이고 있다. 국민들도 단 것에만 이끌려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다. 
 단 것에 빠지는 건 한 순간이지만 계속되면 우리의 몸은 결국 망가진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현실은 눈앞의 유혹에 넘어가면서 이를 합리화하고 쳇바퀴 돌 듯 단 것을 제공하고, 또 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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