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지난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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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지난 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4.02.08 11:50
  • 호수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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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살아가다 소소한 의견이 부딪힐 때면 간혹 내기를 하곤 한다. 사실 의견이 부딪친다기보다는 서로의 기억이나 상식이 틀릴 때 고집부리는 상대가 미워 무언가 대가를 치르게 하고픈 마음에서 밥이든 술이든 진 사람이 사기로 하는 것이 통상적 내기의 범주일 것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웬만하면 내기에서 지는 법이 없건만 이상하게도 아내와의 전적은 항상 필패다. 아마도 아내의 성품이 진중해 급한 내가 이겨보려 무리해서인지 지도 모르겠다. 몇 번의 내기 중 24절기가 음력인지 양력인지에 대한 내기는 필승인 줄 알고 덤볐다가 지는 바람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다. 
 중국에서 몇천 년 전 만들어진 절기이기에 당연히 음력일 것으로 생각하고 10만원의 거금을 걸었다가 양력을 주장한 아내에게 진 것이다. 입에든 사탕 뺏기듯 울상인 나를 보고 본래 음력이었지만 윤달이 있는 음력보다 양력이 24절기에 잘 맞아서 바뀌었다는 설명을 듣고서 수긍했다. 그래도 마음 한편이 서운한 것은 무언가 소중한 것이 변했다는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양력 절기이다 보니 올해의 설은 입춘을 지나고 찾아온다. 신정이라는 설이 정해진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그래도 대다수 우리의 설은 구정일 것이다. 
 경제적으로 큰 위기 상황이고 정치판은 시끄럽기만 해도 변함없이 설이 다가왔다. 예년보다 턱없이 과일값이 올라 선물을 선택하는 폭이 좁아지고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도 합리성에 의해 24절기가 양력으로 바뀌듯 분명 우리의 삶도 좋아질 것이다. 
 봄을 알리는 입춘 뒤 구정처럼 독자 모두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한결 따뜻해지는 설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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