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선구줄끗기`4년 만에 부활
상태바
세계문화유산 `선구줄끗기`4년 만에 부활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4.02.29 17:45
  • 호수 8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관광객·행정이 함께해 의미 더해
남해선구줄끗기가 2024년 정월대보름날이었던 지난 24일 남면 선구마을 몽돌해변에서 펼쳐졌다.〈사진: 하철환 남해군청 홍보미디어팀 주무관〉
남해선구줄끗기가 2024년 정월대보름날이었던 지난 24일 남면 선구마을 몽돌해변에서 펼쳐졌다.〈사진: 하철환 남해군청 홍보미디어팀 주무관〉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 속 남해군 곳곳에서는 정월대보름 제례의식과 행사들이 대거 열렸다. <관련 기사 10~11면>
 그중 남면 `선구마을의 줄끗기`가 4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해 눈길을 끌었다. 선구줄끗기는 남해군민들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관광하러 온 방문객들도 참여해 선구마을 몽돌해변에는 발 딛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선구줄끗기는 2019년까지 선보여지다가 인구감소, 고령화 등과 함께 2020년부터 등장한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볼 수 없었다. 그나마 지난해 남해문화재 야행 행사 당시 남해읍사거리에서 재현됐지만 본 장소인 선구마을 해변에서는 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는 남해선구줄끗기보존회(회장 정군삼)가 주최·주관하고 남해군, 경상남도가 후원하는 등 민관의 협업으로 지난 24일 선구마을 몽돌해변에서 시연행사가 열리게 됐다.
 
선구줄끗기 다시 알기
 선구마을 줄끗기는 해마다 음력 정월 대보름날에 아랫마을을 남편으로 윗마을을 북편으로 나누어 시작되는 세시풍속이자 민속놀이이다. 정월대보름이 되기 며칠 전부터 각 집에서 고를 만들 짚을 모으고 어린이들은 다른 데서 훔쳐오기도 하는 전통이 남아있다.
 `줄끗기`는 `줄`과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힘을 가하다`라는 뜻을 지닌 `끗다`의 명사형인 `끗기`를 합친 합성어로 `줄을 끄어당기다`라는 뜻이다.
 선구줄끗기는 △당산제 △어불림(어울림) △필승고축 △고싸움 △줄끗기 △달집태우기 순서로 진행된다.
 선구줄끗기에 사용하는 줄은 1개의 고에 문어발처럼 된 네 가닥의 작을 줄을 매달아 만든다. 줄끗기 전 고싸움을 해서 그 결과에 따라 이기는 편이 숫고가 된다. 숫고가 되면 줄끗기 승부에서 이길 확률이 많기 때문에 숫고가 되기 위해 싸운다. 암고와 숫고가 결정되면 2개의 고를 빗장으로 연결해 줄끗기를 시작한다.
 이때 여자들은 자신이 속한 줄을 무겁게 하도록 바닷가에 있는 몽돌을 치마에 담아 가지고 와서 치마폭에 싼 돌을 줄과 함께 움켜잡고 줄끗기를 했다고 한다. 실제 이날 행사에서도 진행자가 여성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몽돌을 짊어지고 줄을 당겨라"라고 안내했다. 
 줄끗기에서 암고가 이기면 풍농, 풍어가 된다고 믿고 있다. 그렇지만 이날 줄끗기는 승패를 주고 받으며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화합하는 분위기로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한편, 선구줄끗기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2003년 6월 12일 지정)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2015년 선정)에 등재됐으며, 남해군은 무형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조사 연구 사업에 선구줄끗기를 포함해 추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