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도·15(謫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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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도·15(謫所)
  • 남해타임즈
  • 승인 2024.03.18 11:49
  • 호수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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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나의 시조 (10)
서관호 | 시조시인
서 관 호시조시인
서 관 호
시조시인

섬 기슭 외딴 집은 그 옛날 적소인 듯
낮에는 욱은 잡초 인적을 말해주고
밤이면 뽀얀 등불이 애간장을 녹인다.

사람은 누구나가 더불어서 산다지만
진정으로 사는 것은 혼자서 사는 거다
만들던 자기 그릇을 완성하며 사는 것.

낮은 집, 작은 방에 노인 하나 찻잔 하나
진종일 마주 보니 푸념도 잊었는가
추억만 흥건히 내려 구운몽을 듣는다.

 

 남해는 적소였지요. 귀양지였다는 말입니다. 노도에 위리안치 되었던 서포 김만중 선생이 모델입니다. 남해는 남해도, 창선도와 3개의 유인도, 그리고 84개의 무인도로 된 군입니다. 노도는 문학의 섬으로 명명하고, 서포문학관과 여러 시설도 갖추었습니다. 해마다 많은 돈을 들여 서포문학제를 개최하지만 수상자들은 상만 타가고 행사장은 파리를 날립니다. 행사는 사람이 하는 것, 땅과 사람과 재화가 하나 되는 행사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누구든 역할이 있을 겁니다. 역할들을 제대로 하여 노인 같은 세상, 적소 같은 세상을 새롭고 훈훈하고 살맛나는 남해로 만들자구요. 만들던 자기 그릇들을 완성하여 보자구요. 

 

 졸작 열편을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세상의 참사랑이라 해도 짝사랑일 때가 많습니다. 사랑한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고 불평들이 많잖아요? 그러나 고향을 사랑하는 것은 짝사랑이 아닙니다. 고향은 오히려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내어줍니다.
 2000년에 저는`사라져가는 남해, 잊혀져가는 고향`이란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향토를 지키는 노인들이 다 떠나가고 나면 도래할 세상을 내다본 글이었습니다. 여기서 함께 웃으며 맞이합시다. 남해를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게. 그래서 뿌리 내려 살도록 도웁시다.
 이것이 진정 우리가 실천할 과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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