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장학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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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장학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7.03 11:02
  • 호수 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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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전병권 기자
남해군향토장학회 장학사업 개선 공청회 취재기

많은 군민과 향우들의 성원을 받고 있는 향토장학회가 변화하는 교육흐름에 맞춰 보다 공정하고 많은 인재 발굴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교육 관련 취재를 하면 꾸준히 접할 수 있는 향토장학회와 관련된 의견들. 이를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정말 반가웠고,  동시에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남해군내외에서 내로라하는 교육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석해 기대를 모았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자신의 주장을 온전히 펼치기란 어려운 법. 공청회의 흐름은 각자가 가진 교육철학에 기반한 내용이 주였고, 향토장학회 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화전학당이 중심주제로 이어졌다. 각자가 처한 교육현장이 가장 크게 와 닿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각자 다른 교육철학과 입장을 가진 토론자들이었지만 향토장학금은  교육전문가와 교육현장에 지원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극단적으로, 한국사회는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살아간다는 통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수교육과정은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교육이 주를 이뤘고, 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결국 고등학교는 입시 위주의 교육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교육 성격을 가진 화전학당에 대해 좋은 시선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비교적 입시에서 자유로운 중학교, 특히 대안학교나 독서학교는 또 입장이 다를 수도 있다.
즉, 제2회, 제3회 공청회가 열려도 토론자들은 앞선 사례처럼 각자가 가진 고유한 교육론에 입각한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사실상 향토장학회가 군에서 운영하는 법인이다 보니 성적우수, 예체능, 취약계층, 초·중·고·대학생 등 여러 대상과 기준을 담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고민은 공감한다.
결국, 공청회가 시사하는 바는 향토장학회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고등학교든 특성화고등학교든 예체능 계열이든 성적 우수자와 대회 입상자 등 소위 말하는 엘리트 학생에게 무게를 둘 것인지, 아니면 취약계층과 성적위주가 아닌 다양성 위주의 교육에 무게를 둘 것인지 말이다.
어려운 것임을 알지만 작은 바람을 전한다.
남해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 대부분은 대학 진학을 위해 도시로 떠나지만 남해로 돌아오는 수는 지극히 적다.
물론, 향토장학금을 받은 이들 일부가 고향에 대한 감사를 전하기도 하지만 결국 남겨진 이들은 그들을 뒷바라지한 부모와 동창생 몇 명이다. 또,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도 남해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꼭 훌륭한 인재가 아니더라도, 그 수가 적더라도 남해학생들이 남해에 머물게 하고 성장시키는 데 향토장학금이 역할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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