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순국제전 `무게` 덜고 `유희`에 관대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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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순국제전 `무게` 덜고 `유희`에 관대해져야 한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2.11.22 13:52
  • 호수 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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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순국을 오래 기리는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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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전병권 기자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 중 하나는 유희를 즐긴다는 것이다. 유희는 신체적인 호르몬의 영향도 있고,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즐거움, 행복과도 연관된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제성이 주어지지 않으면 대중은 무겁고 예의를 갖춰야 하는 순국이라는 개념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고 호기심을 가져도 오랫동안 머물지 않는다.
 순국이란 경외와 예의를 갖춰야 함은 물론 숭고함, 명예로운 희생 등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 이를 중요시 여기는 이들이 주장하는 기준은 엄격하고 높은 편이다. 순국한 이들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이를 기리고 표현하는 방식은 그들의 주장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반복될수록 대중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순신순국공원`은 이순신 장군 전문가라고 스스로 칭하거나 불리는 이들, 나아가 예의를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상징성과 역사성 등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곳이다.
 더불어, 현재 기준 남해군에서는 격년제로 많은 예산을 들여 `이순신 순국제전(제1회 2012년, 제2회 2018년)`을 해오고 있다. 방문객 숫자라는 흥행을 기준으로 보면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를 반증하는 것이 격년제로 운영되는 행사로 이미 선회됐고, 행사장은 행정에서 동원하는 인원이 없으면 안 하느니만 못할 정도로 휑하다는 것이다.
 행사 내용이 부실했을까? 이순신 장군 운구행렬을 바탕으로 진혼제 등과 같은 제사를 올리고 뮤지컬, 마당극, 음악회, 체험 등 여러 시도를 했다. 구성요소들을 하나씩 따져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고 크게 모나지는 않았었다. 
 기간이 문제일까? 초대 순국제전은 2012년 12월 15일(토)~16일(일) 열렸으며, 2회는 2018년 11월 2일(금)~3일(토) 열렸다. 올해는 11월 11일(금)~12일(토) 개최했다. 최근인 2회와 올해 열린 3회 순국제전 기간은 추위와 늦가을 비로 야외행사 진행에 큰 차질을 빚었고,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왔던 각종 체육·문화와 나들이 등으로 인해 참여인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즉, 순국제전은 대중들에게 호응도를 불러일으킬 만큼 재미와 흥미를 이끌기에는 내용이 부족하고 다른 행사와 비교했을 때 1순위로 행사장을 방문하기에는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또, 이순신 장군을 매개체로 행사를 하는 통영이나 여수, 아산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남해군의 늦은 출발도 외지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며, 문화재청으로부터 통제받고 있는 이순신순국공원이라는 공간도 새로움을 시도하기에는 제한적이다.
 시야를 돌려, 남해군이 남해군민이 이순신 장군이라는 매개체를 다른 지역만큼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얼마만큼 투자하고 노력했을까? 관광객은 고사하고, 남해군 안에서 군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이순신 장군은 어느 정도일까? 
 이를 종합해보면, 이순신 순국제전은 대중들이 선뜻 다가가기에는 어려운 주제라는 뜻이며 남해가 가진 이순신이라는 브랜드는 쌓이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순신 순국제전은 제전이라는 본질과 행정의 예산이 수반되다 보니 많은 대중으로부터 호응을 얻어야 하는 성과도 내야할 입장에 놓여있다.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가 정밀하게 조화되기란 어려우며, 이를 위해서는 숭고함과 무거움을 내세우기 전 `이순신 순국`이라는 현 시대에 맞는 마케팅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들로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예산을 줄여 제사에 집중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수많은 국가유공자, 본받을 만한 역사적 인물 등을 활용한 축제나 행사가 대중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묻히며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또, 전 국민적인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인 이순신 장군을 주제로 한 크고 작은 행사는 너무나도 많다. 그 속에서 새로움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고리타분한 내용은 외면받기 일쑤다.
 이순신 장군의 숭고한 희생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서는 순국이라는 개념보다 유희에 좀 더 관대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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