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남해군 도로를 수호하는 `도로보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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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남해군 도로를 수호하는 `도로보수원`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3.02.13 11:44
  • 호수 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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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낮으로 발생하는 동물 사체 처리
배수로 정비, 제초·위험목 제거, 시설물 정비
사고 예방 위해 구역 관계없이 선제적 조치

본지는 지난 호(829호) 3면에 보도한 <얼어붙은 도로 녹이는 숨은 일꾼 `도로보수원`> 기사를 통해 겨울철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고 예방하는 등 밤낮없이 활동하는 도로보수원들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들은 겨울철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자연재난, 사고 등으로 인한 도로를 정비하고 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호에는 겨울철 업무 이외의 도로보수원들이 맡은 업무와 고충 등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호에 이어>

지난해 겨울 도로보수원이 미조면의 한 도로에서 생선들이 흩어진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도로보수원이 미조면의 한 도로에서 생선들이 흩어진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남해군 도로보수원들의 업무와 책임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남해군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로시설을 보수하고 유지·관리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매일 발생하는 로드킬 우리 손으로 조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남해군에서는 거의 매일같이 로드킬이 발생하는데 이를 처리하는 것 역시 도로보수원들이다. 이들도 매일같이 하는 일이지만, 사체를 본다는 게 심리적으로 반가운 일은 아니다. 도로보수원들은 "빠르게 처리해야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로보수원들은 가장 많은 고양이뿐만 아니라 개, 고라니, 새, 청솔모 등 다양한 사체를 마주한다.
 
배수로 정비, 제초·위험목 제거
 도로보수원들은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결빙이 생기는 겨울만큼 긴장한다. 강우량이 많을수록 도로 위로 흘러나오는 나뭇가지나 나무뿌리, 나뭇잎 등으로 인해 미끄러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철에는 도로를 비롯해 주변지역이 침수되지 않도록 불특정 퇴적물이나 시설물, 농작물, 수목 등에 해당하는 지장물도 제거한다. 또한 도로보수원들은 운전자들의 시야를 확보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고현면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로드킬 현장을 처리하고 있는 도로보수원의 모습이다.
지난해 겨울 고현면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로드킬 현장을 처리하고 있는 도로보수원의 모습이다.

안내시설물·포트홀 정비
 이들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시설물 관리.  도로보수원들은 운전자의 혼선을 예방하기 위해 표지판이나 접도구역표주, 시선유도시설 등 각종 안내시설물을 관리하고 있다. 
 또, 시공할 때 전압(轉壓)이 부족하거나 혼합물의 품질이 불량, 배수구조가 불량할 때 발생하는 도로 표면의 구멍인 포트홀(pot hole)도 정비한다.
 특히 국도 3·19·77호선 관리청은 진주국토관리사무소이지만, 남해군 도로보수원들은 이 구간에서 로드킬이나 위험목, 결빙 등이 발생할 경우 선제적으로 조치한다. 아울러 원인미상으로 각종 지장물이 도로에 방치되거나, 교통사고 후 처리가 미흡해 사고위험이 높은 경우와 같이 책임소재를 확인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도 선제적으로 도로를 정리한다.

지난해 여름 장마철, 남면의 한 도로에서 도로보수원들이 배수로를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여름 장마철, 남면의 한 도로에서 도로보수원들이 배수로를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남해군 도로보수원 11명과 남해군청 건설교통과 도로팀(팀장 권우종)은 연대가 중요하다. 도로팀은 도로보수원들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보수원들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운 점에 대해 "로드킬 또는 도로 위 낙하물 처리는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사고예방을 위해 필요하지만, 특정시간대가 아닌 연중 불규칙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야간·새벽, 주말 등 일과시간 이외에도 현장 출동을 피할 수가 없어 업무 피로도가 높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분은 도로팀에서도 잘 알고 있어, 때로는 현장에 함께 출동하기도 한다"며 "현실적으로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현상들이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는 건 다들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권우종 팀장은 "도로팀과 도로보수원들은 통행량이 많은 674.4km의 법정도로인 국도, 지방도, 군도, 농어촌도로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남해군에는 법정도로 이외에도 221개 마을별 안길, 농로 등 많은 현황도로가 있다"며 "현황도로에 대한 로드킬, 낙하물 처리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나, 도로팀과 도로보수원들이 우선 처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물론 행정에서 조치하겠지만, 현황도로의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겨울철 내 집 앞 눈치우기처럼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권우종 팀장은 "남해군 도로보수원들은 보이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시간대, 장소에서도 정말 수고가 많은 일꾼들이니 누구라도 현장에서 이들을 만난다면 `수고한다`는 격려와 응원의 말 한마디 건네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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