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대교 개통 전에는?
남해대교가 개통하기 전, 남해에는 남흥여객과 남해여객이 버스를 운행했고 여객선이나 도선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뭍으로 나갈 수 없었다. 사람들은 여수에서 출발한 여객선을 노량에서 타면 길게는 8시간이 걸려서 삼천포와 통영을 거쳐 부산까지 갈 수 있었다. 부산과 여수를 오가는 여객선은 하루 세 번 남해를 거쳤고, 아직도 `경복호`, `천신호`, `한양호` 등 배 이름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배를 타고 오가며 생긴 추억을 여전히 간직한 이들이 많다.
부부가 손잡고 신혼여행 나갔던 기억, 군대 가는 자식을 배에 태워 보내고 눈물 짓던 어느 어머니의 뒷모습, 위급환자를 제때 병원으로 이송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기억, 명절을 맞아 찾아왔지만 날씨 때문에 배가 뜨지 않아 발길을 돌린 기억...
1966년에 취항해 남해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도선으로서 버스를 실어 나른 금남호도 8년 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군민의 발이 돼 주었던 배로, 아직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남해 염원 이뤄지던 날
남해를 뭍과 이어주는 남해대교가 개통한 날은 1973년 6월 22일이었다. 개통식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는 남해로 길이 열린 날이 아직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고 우리는 사진으로, 수기로 나마 당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기억을 돌이켜 보면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남해대교 위에 올라 걷는 바람에 다리가 휘청였다는 증언들이 있다. 남해대교 개통은 개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인생의 기억으로 남았고 남해 발전의 시초가 됐으며, 한국의 경제발전을 증명하는 증거가 됐다.
남해각, 젊은 시절 눈부신 기억
남해대교가 1973년 개통한 후 1975년에는 남해각이 문을 열었다. 관광사업에 투자 중이던 대기업 해태가 남해대교 남해 쪽 입구에 지은 건물이다. 남해각은 남해대교와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곳이다. 남해각 지하에는 나이트클럽이, 1층에는 전시장과 판매장, 2층은 숙박시설이 들어섰다. 남해에서 도시문물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남해각은 당시 젊은이들에게 이른바 핫플레이스였다고 한다. 젊은 시절 한번쯤은 남해각에서 양식을 즐기거나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술을 마셔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남해 관광의 출발점이자 지역예술의 축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디지털로 기록된 옛 모습
남해대교의 과거 모습들은 남해각에도 볼 수 있지만 남해관광문화재단의 남해각닷컴(http://namhaegak.com)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도 다시 볼 수 있다.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빛바랜 사진들과 당시의 기억을 남긴 인터뷰 기사, 뉴스 영상 등이 디지털로 되살아났다. 아련한 그 때 기억을 되새겨 볼 수 있다.
자료사진: 남해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