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교육은 다양성 교육의 보고이며 교육의 질은 타 지역에 비해 손색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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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교육은 다양성 교육의 보고이며 교육의 질은 타 지역에 비해 손색없어"
  • 류민현 시민기자
  • 승인 2023.09.01 17:49
  • 호수 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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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심현호 남해교육장 정년 퇴임

40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8월 31에 정년 퇴임하는 심현호<사진> 남해교육장을 지난 23일 남해교육지원청 교육장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심현호 남해교육장은 1983년 마천중학교에서 체육 교사로서 교직의 첫걸음을 내디딘 뒤 교사, 장학사, 교감, 교장, 장학관, 도교육청과장 직을 두루 거쳐 남해교육장 직을 끝으로 정년 퇴임을 맞게 되었다. 특히 심현호 교육장은 교직 생활의 절반을 남해에서 보내며 남해교육의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며 노력했고 이바지했다.

심현호 교육장

40여년 교직을 퇴임하시는 소회는 어떠십니까 = 1983년 함양 마천중학교를 시작으로 남해수고, 남해여고, 남해제일고를 거쳐 진주고, 명신고에서 교사생활을 했습니다. 2009년 교감으로 승진 이후 사천시장학사, 진주교육청 교육과장, 도교육청 장학관, 남해중 교장, 경남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장을 거쳐 남해교육장의 직무를 수행하고 퇴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힘든 일도 많았지만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교육장님이 평소 갖고 계신 교육철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저의 교육철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경험은 최고의 교육이다", "교육의 중심은 학생이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존 듀이`의 `경험을 통한 교육`철학과 일맥상통합니다. 좋은 교육은 뜻있는 교육적인 경험을 골라내고 그 경험이 학생들의 계속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학생들을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경험의 보물을 캘 수 있도록 조력자와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오랜 교직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 기억에 남는 일이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첫 발령지인 함양 마천중학교에서 8개월을 근무하고 군대에 가게 되어 짐을 싸서 버스 주차장에 내려왔는데 학생들이 몰려와서 "선생님 가지 마세요"라고 하면서 버스를 막아서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그 티 없이 맑고 순진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때의 그 제자들이 지금은 50이 넘은 중년 나이로 우리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남해교육장 임기 중 성과를 소개 바랍니다 = 지역의 남해군청과 협력해 행복교육지구사업과 연계한 작은학교살리기 사업을 활성화했고, 고등학교 신입생 유치와 기숙사 신축 사업 등을 지원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남해교육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보물섬 남해교육의 브랜드가치를 높였습니다. 푸른 아시아와 함께한 기후리더십 해외연수 교육을 지원했고 이순신 미주교육본부와 손잡고 이순신 리더십 교육캠프 지원 등의 국제교육사업을 실시했습니다. 보물섬 FC 창단 지원, 스포츠클럽대회 유치, 초·중 학생육상경기대회 개최 등 학교 스포츠 활성화에 노력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1등급, 경남교육청 주관 교육지원청 부패방지시책 평가 1등급, 3년 연속 S2B 청렴계약 우수기관 선정, 경상남도교육비 특별회계 재정집행 우수기관 수상을 했습니다. 남해 근무 선생님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제 3통합관사를 착공했습니다. 남해교육지원청 이전을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본지 류민현 시민기자가 지난 23일 정년 퇴임을 앞둔 심현호(왼쪽) 남해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본지 류민현 시민기자가 지난 23일 정년 퇴임을 앞둔 심현호(왼쪽) 남해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남해의 교육환경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교육은 외적인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질이 중요합니다. 이로 볼 때 남해교육은 다른 지역에 비해 손색이 없습니다. 우선 우리 남해교육은 다양성 교육의 보고입니다. 작은학교살리기와 공동교육과정 운영, 대안교육 실시, 특성화고등학교와 농어촌자율고등학교 운영 등 다양한 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통 농어촌의 경우 상급 학교로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드는 데 비해 우리 남해는 상급 학교로 갈수록 학생 수가 많습니다. 이는 고등학교의 교육이 다른 지역보다 앞서간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대학진학에서 우리 남해교육은 타 지역에서 부러워할 만큼 좋은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요즘 논의되고 있는 교권강화에 대해 하실 말씀은 =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먼저 선생님을 예우하고 공경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들 앞에서 항상 교사의 권위를 세워주려고 했습니다. 교권을 논할 때는 학생의 인권을 따로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인권은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합니다. 어느 하나가 무너지면 둘 다 위험해집니다. 교권이 무너지고 교육이 제대로 될 리 없고 학생의 인권을 무시한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교권과 인권이 동시에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교하게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교단을 이끌어갈 후배들에게 하실 말씀은 = 교육은 사람을 가르치는 일입니다. `선생님`이란 사랑을 베푸는 자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학생들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학생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갖고 사람의 향내가 나는 교육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고 합니다. 교직을 고귀한 사명으로 여기고 부단히 연구하고 정진해 훌륭한 인격과 역량을 갖춘 교사가 됐으면 합니다. 교육뿐만 아니라 평생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수 있는 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퇴임 후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 그동안 교육현장에서는 주말도 없이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당분간은 자연인으로 돌아가 짊어졌던 짐을 내려놓고 쉬면서 취미생활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소흘했던 건강도 챙기면서 가정을 돌보는 일에 충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남해군민에게 하실 말씀은 = 많은 군민의 성원과 사랑으로 고향에서 교직의 마무리를 짓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현직에서는 물러나지만 그 성원과 사랑을 항상 마음에 담아두고 잊지 않겠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 군민들께서도 남해교육이 대한민국의 으뜸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함께 지켜봐 주시고 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류민현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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