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남편과 함께한 남해 정착기, 토크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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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남편과 함께한 남해 정착기, 토크 콘서트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3.10.16 11:17
  • 호수 8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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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임&울리쉬울머 토크 콘서트
독일 거쳐 남해 정착 이야기로 소통

 1960년대 최빈국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에서 독일의 갱도로, 병원으로 외화벌이 갔던 파독인들에게 고국에서의 삶의 터전이 돼 준 독일마을. 이곳에 둥지를 튼 파독 간호사 서부임 씨와 그녀의 남편 울리쉬울머 씨가 젊은 날 독일에서의 삶과 남해 정착까지의 이야기를 토크 콘서트로 풀어냈다.

축제 사흘째인 지난 8일 독일마을 숲속무대에서 서부임·울리쉬울머 부부가 토크 콘서트 중이다.
축제 사흘째인 지난 8일 독일마을 숲속무대에서 서부임·울리쉬울머 부부가 토크 콘서트 중이다.

양배추로 담근 김치, 향수 달래
 23살 앳띤 나이에 낯선 땅에서 서부임 씨와 동료들이 가장 먼저 느낀 불편은 음식이었다. 배추가 없어 김치를 못 담그다 양배추로 김치를 담가 뒀더니 기숙사 청소부들이 음식물 쓰레기로 생각해 내다 버리기도 했다. 의자와 침대 위주의 생활도 적응하기 힘들어 온돌 생각이 간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향수였다.
 2주마다 기숙사 방에 옹기종기 모여 각자 장만한 음식을 나누며 고향 이야기, 고향에 두고 온 연인 이야기를 꽃 피우고 노래를 부르다 보면 손잡고 펑펑 울기도 많이 했다고 한다.
 
자유로움 뒤로 하고 남해에 정착
 52년 전 서부임 씨를 처음 만난 울리쉬울머 씨는 서 씨의 초롱초롱 아름다운 눈매에 반했다고 했다. 작은 체구에도 자기 몸무게의 두 배에 달하는 독일 환자들을 번쩍 번쩍 들어 올리는 걸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반짝이는 눈에는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둘은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을 다니며 자유로운 생활을 가능케 해준 캠핑카를 팔아 독일마을에 집을 지었다. 서부임 씨가 파독갈 때 들고 갔던 20kg짜리 여행가방은 독일마을에 들어올 때 2톤짜리 컨테이너가 됐다. 독일마을에 지은 집은 파독갔던 주민들이 직접 독일에서 골라 공수해 온 재료로 지었다고 했다.
 
그녀의 자부심
 그녀는 젊은 날의 파독이 개인으로서는 힘든 일이었지만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자부심, 남해군 관광사업에 협조하며 남해에도 도움이 됐다는 자부심을 갖고 산다고 했다. 독일마을 파독전시관 한 켠에는 "나는 용감했기에 독일로 갈 수 있었고 지금도 용감하게 산다. 앞으로도 후회없이 용감하게 내 삶을 개척할 것"이라고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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