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예산 새로운 국면 전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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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예산 새로운 국면 전환되나?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4.01.12 15:39
  • 호수 8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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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사암연합회와 남해군의회 간담회 가져
삭감 이유와 성과, 미래지향적 방향성 등 논의
남해군사암연합회와 남해군의회가 지난 3일 남해군의회 의장실에서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남해군사암연합회와 남해군의회가 지난 3일 남해군의회 의장실에서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남해군사암연합회(회장 성각스님)와 남해군의회(의장 임태식)가 꽤 불편한 만남을 가졌다. 
 남해군 주요 사찰 주지스님들로 구성된 남해군사암연합회는 남해군의회가 올해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 예산 1억원을 전액 삭감하자, 이유를 확인하고 향후 방향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3일 남해군의회를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을 비롯해 용문자 주지 승원스님, 화방자 주지 선문스님, 낙가사 주지 성준스님, 법흥사 주지 정안스님 총 5명이 불교계를 대표해 참석했고, 남해군의회에서는 의원 10명 모두 자리했다. 
 
이 자리가 있기까지
 남해군의회는 지난달 19일 제272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남해군이 제출한 2024년도 본예산 심사 안건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남해군의회는 남해군 문화체육과가 제출한 △고려대장경 판각지 홍보 조형물 설치 사업 5천만원 △고려대장경 분사대장도감 복원 종합계획 수립용역 사업 5천만원 등 총 1억원의 예산을 "불요불급"의 이유로 전액 삭감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본지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남해군 불교계를 비롯해 조계종에서 의회의 결정에 대해 향후 파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지난 주 신문인 875호 3면에 보도한 바 있다.
 
어떤 대화가 오갔나
 임태식 의장은 "올해 의회를 방문한 첫 손님으로 주지스님들을 모시게 돼 영광이다. 이 자리가 마련되기까지 스님들께서 여러 가지로 궁금하고 답답하셨을 것"이라며 "의회에서도 현 상황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고, 안타까워 주지스님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고견을 청취하고 공부하겠다"며 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선문스님은 "우리가 의회를 방문한 것은 듣고자함"이라며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 관련 예산이 왜 전액 삭감됐는지 의회의 답변을 듣고 싶다"면서 질의했다.
 이에 임태식 의장은 "고려대장경 판각지가 남해군이라는 사실을 정설로 인정받기 위한 사업이 추진돼야 하는 총론과 방향성은 의원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의회에서는 집행부가 사업을 잘 수행할 것인지, 잘 추진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인해 줄어든 예산 속 남해군 재정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많은 사업이 밀려있다"면서 "그런 가운데서도 많은 군민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점검해야 하는 역할이 있음을 먼저 말씀드린다"라며 의회의 예산 심의와 관련한 대략적인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2024년도 본예산 심의 당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았던 박종식 의원은 "불교계에서 이 사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은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사업을 구성하고 인지하는 데에 있어서 집행부서인 문화체육과와 소통 부족 문제도 있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각스님은 "지난해 10월 13일 아난티남해에서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이 열렸다. 그 자리에 의장님을 비롯해 의원님들이 참석해 내용을 잘 들었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성각스님은 "당시 조계종 종정 큰 스님과 동국대학교 이사장인 돈관스님, 법산스님 등 불교계를 비롯해 박상국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등 학계에서도 저명한 인사들이 참석해 토론을 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느냐"라면서 최근 불교계와 학계에서 고려대장경 판각지로써의 남해군을 바라보고 있는 긍정적인 흐름을 재차 짚었다.
 이어 성각스님은 "남해군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큰 스님들도 어떻게 해서든 남해군이 고려대장경 판각지였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선원사지와 벽련사지를 발굴 조사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말씀들을 전해주고 있다"며 "군내외에서 중지가 모아지고 있는 이 시기에 의회에서 이러한 결정을 한 것은 참 의문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성각스님은 "의회의 예산 전액삭감을 두고 어떤 이유일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한편으로는 의회 내에서 정치적 불화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 사업은 당을 넘어 남해군 전체를 봐야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 "20년 넘게 추진해온 사업이 이제 빛을 보려고 하는데 전액 삭감돼 서운하고 분개하기도 했다"면서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울러 성각스님은 "집행부와 소통이 부족했어도 그렇지, 고려대장경 판각지 성역화 사업은 얼마든지 발굴해서 관광자원화 할 수 있다는 점은 의회에서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2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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